[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백신, K방역의 대실패

2021. 3. 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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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작년 말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실제로 50%이상이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후 하루 만 명이 넘던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감소하였고 중증환자도 92% 감소하여 이제 시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미국은 5월까지 집단면역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전체 인구의 65%를 6월까지 접종 완료할 예정이다. 유럽 역시 영국을 필두로 백신 확보와 접종을 위해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2월 말에야 접종이 처음 시작되어 접종이 완료된 경우는 극소수이고 단지 1차 접종만 받은 비율이 1.3% 수준이다.

집단면역을 얻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인 접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접종시기가 너무 길어지면 초기에 맞은 사람은 추가 접종을 해야만 의미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감과는 달리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가 같이 유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우선 기존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예방하여 환자 수를 대폭 줄이고 변이 바이러스는 마스크 등의 적절한 조치와 함께 새로운 백신을 추가 접종 하면 된다. 다행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은 어렵지 않으므로 추가 접종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집단면역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우선 소중한 인명을 구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1700여명이 사망했는데 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리고 2번째로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대폭 완화이다. 물론 집단면역이 확보되어도 마스크 쓰기 같은 노력은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

그 동안 정부는 백신 확보를 위한 예산을 처음에는 1700억 원으로 책정했다가 작년 말 이에 대한 비난이 일자 1조2000억원으로 늘렸으며 그 후 추경 예산을 더 추가하여 모두 7900만 명 분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 중 1150만 명 분을 6월까지 도입하여 고령자 위주로 접종한다고 하는데 그 외의 6750만 명 분에 대한 계약 확정 여부와 도입시기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리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아스트라 백신을 제외하면 도입이 확정된 것은 화이자 380만 명 분이 전부이다. 그런데 고령자에 대한 접종 못지 않게 업무상 다수의 사람과 접촉하는 관공서, 은행 등의 창구 직원 및 자영업자, 택배기사들의 접종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접종을 하려면 현재 확보된 1150만명 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자영업자와 기업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에서 벗어나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들을 위해 재난 지원금으로 3차에만 4조가 넘는 돈을 투입하였고 3월 말에 지급되는 4차에는 무려 19조5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런데 백신개발 초기에 2, 3조 원의 비용을 투자하여 조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했었다면 지금쯤 집단 면역이 시작되면서 단계적으로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가능해지고 그 결과 경제가 활성화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거액의 재난 지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 자영업자와 기업들에게 훨씬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 동안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의사들이 백신의 조기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11월까지 백신을 확보하여 집단면역을 확보하겠다고 하는데 이 계획 자체도 늦은 것이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그 때까지라도 계획된 백신의 확보와 접종이 가능한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IMF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 GDP(국민 총생산)는 약 1800조원 정도로 하루 GDP는 5조원 정도라고 한다. 단 1 주일만 빨리 집단면역이 확보되어도 그 경제적 효과가 엄청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도 작년 12월 8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 계약에 대한 브리핑에서 "도입시기는 정부가 가장 늦출 수 있는 시기까지 규정이 돼 있다"며 "그 시기가 내년 연말"이라고 밝혀 많은 의사들을 경악하게 했었다. 지금이라도 백신의 조기 확보에 총력을 기울임과 아울러 전체 백신 도입 스케쥴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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