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중고라도 괜찮아

류재현 2021. 3.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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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김재원/중고의류 수출업체 대표 : "지금 (옷이) 저 안까지 있으니까 한 700톤? (700톤이요?) 네. 700톤 (여기에서 (옷) 수거를 안 하면 어떻게 됩니까?) 매립지로 가야 되죠. 매립지로 가서 뭐 (옷이) 썩으려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죠. 환경 오염이 많이 된다고 봐야죠."]

이 많은 의류 폐기물,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빨리 만들고 빨리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이 세계적 유행을 이끌면서 소비자들은 매일 엄청난 양의 의류 폐기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는 서울 다음으로 의류 폐기물량이 많은데요, 인구 대비로 보면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바뀝니다.

과잉 생산과 대량 폐기에서 벗어난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건데요.

이번 〈같이,경제〉 에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중고 시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대구 중구의 한 의류 매장을 찾았습니다.

세계적인 패스트의류 매장에서 근무하던 권민주 대표.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옷이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2년 전 중고 옷 매장을 열었습니다.

고객 반응 어떤가요?

[권민주/중고 의류 매장 운영 : "마인드가 좀 다른 것 같아요. 다른 20대 초반의 친구들은 되게 '희귀템이다. 이거 하나밖에 없는 거잖아요.' 이렇게 먼저 접근해 주시니까 저는 (판매하기가) 더 편하죠. 사실."]

왜 '중고' 옷인가요?

[권민주/중고 의류 매장 운영 : "영어로 'no more new' 하면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뜻인데 거기에서 착안을 했고요. 버려진 것들에서 새로운 가치를 도출해서 그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는 뜻에서 만들었고요. 실제로 패션 산업이 환경 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막대하거든요."]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폐수의 20%, 탄소의 10%는 패션산업에서 나옵니다.

생산된 의류의 75%가 소각이나 매립되고,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섬유는 전체 해양오염의 35%를 차지합니다.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그린 커머스로 대표되는 중고 거래가 뜨는 이윱니다.

중고 거래가 인기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가격 대비 성능으로 불리는 가성비 때문입니다.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중고 거래 앱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요.

한 이용자를 만나봤습니다.

주부 김호희 씨는 중고 거래 앱을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데 익숙합니다.

교체 주기가 짧은 유아용 신발과 책은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넘쳐납니다.

중고 거래 앱, 자주 사용하나요?

[김호희/중고 거래 앱 이용자 : "아이들 물품은 사용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이 물품을 버리기도 아깝고 또 그 시즌 때 잠깐잠깐 필요한 것들은 제가 또 중고 앱에서 구매를 하기도 합니다."]

중고 거래, 무엇이 달라졌나요?

[김호희/중고 거래 앱 이용자 : "예전에는 중고 물품이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나도 중고에서 샀다, 너도 중고에서 샀다.' 이런 게 대중화돼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중고마켓에서 샀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환경도 지키고, 가성비 좋은 제품도 구입하고, 중고거래, 장점이 많죠.

또 있습니다.

바로 재테크 수단이 된다는 건데요.

구하기 어려운 명품 가방과 한정판 운동화는 중고 가격이 새 제품 가격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리셀입니다.

구입한 제품을 다시 판다는 건데요.

리셀을 통한 중고 거래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여의도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중고 거래, 리셀 매장이 들어섰습니다.

누군가 내놓은 중고 운동화지만, 한정 수량만 생산돼 가격이 수천만 원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스타벅스에서 증정하는 '서머 레디백'의 경우 키워드 검색량이 석 달 새 25만 건이나 집계됐습니다.

그만큼 중고 거래량도 많습니다.

서울대 트렌드분석센터는 올해 키워드로 'N차 신상'을 내놨습니다.

여러 차례 거래되더라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 겁니다.

환경과 가성비까지 생각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새것이 주는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중고거래, 대세인가요?

[최송은/대구 녹색소비자연대 : "내가 일정 금액도 보상받을 수 있고 폐기물로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일면식 없는 타인과 물건을 거래하고 대물림하는 일이 빈번한 것 같습니다."]

왜 중고거래가 필요한가요?

[최송은/대구 녹색소비자연대 : "중고거래는 물건의 생애를 늘리고 가치 있는 소비를 조장하는 좋은 거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유행에 따라서 무분별하게 불필요한 것을 소비하게 하는 형태가 아니라 소비자가 꼭 필요한 물건을 적절하게 소비해서 폐기물을 줄이는 형태로 확산하면 좋겠다고…."]

중고에 대한 인식이 남이 쓰던 '낡고 해진 것'에서 '품질 좋고 합리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유' 하기보다, 쓰고 되파는 '사용' 에 기초해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고 있는 건데요.

중고 시장이 2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중고 제품 거래에 도전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지금까지 같이, 경제였습니다.

류재현 기자 (ja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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