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형준 정무수석 때도 국정원 사찰 문건 14건 보고

나세웅 2021. 3.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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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MBC가 연속으로 보도해드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 사찰 문제.

이번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던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다수의 사찰성 문건을 보고받은 정황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MBC가 추가로 입수한 사찰성 문건들 중에 15건이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보고된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 이 중 14건은 박형준 수석이 재임하던 때였습니다.

먼저 나세웅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0년 2월, 경북 경주의 한 중소기업.

업무 외주화에 반발하는 노조의 파업에 회사는 직장폐쇄로 응수했습니다.

그런데 노사 협상을 지켜보겠다던 수사당국이 갑자기 방침을 바꿨습니다.

[정연재/당시 노조 지회장] "갑자기 태도가 변해서 긴급체포영장을 발부를 했었죠. 담당 검사가 했던 이야기가 '이건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MBC가 입수한 발레오 노조 투쟁 제어 문건.

국정원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이 문건에는 경찰에 "주동자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여 투쟁 전열을 와해하라"는 지침이 적혔습니다.

명백히 국정원 권한에서 벗어난 지침입니다.

[김태욱/변호사 (발레오만도 사건 담당)] "사실 사측에서 작성해도 굉장히 불법성이 다분한 내용인데… 의심은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할 거라고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문건은 대통령실장과 정책실장, 정무수석, 민정수석, 사회정책수석 등에게 보고됐습니다.

11년 만에 국정원 문건을 통해 밝혀진 '윗선'은 국정원과 청와대인 셈.

당시 정무수석은 박형준 현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입니다.

정무수석에게 배포했다고 적힌 또다른 문건.

2010년 3월, "철도노조 파업 재개 기도에 엄정 대응"한다며 "노조의 징계 구제 신청에 대비해 지방노동위의 좌파 성향 심판위원들을 제외한다"는 전략이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노조에 우호적인 판정을 내린 적이 있는 두 명의 공익위원이 철도노조 징계 심판에서 교체됐습니다.

이를 포함해 2010년 상반기에만 국정원 사찰성 문건 14건의 배포처에 박형준 정무수석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태승/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보고를 받았을 때 즉시 중단시키지 못한 것 자체가 가장 큰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보게 되고, 이를 통해서 실제로 시행된 부분도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은 피해갈 수 없는 책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같은 보고는 2010년 내내 계속됐습니다.

그해 9월, 국정원은 청계천 버들다리 이름을 '전태일 다리'로 바꾸자는 민주노총 캠페인을 못마땅하게 봤습니다.

좌파 세력을 결집시키고, 청계천을 상습 집회 지역으로 변질시키려는 포석이 있다는 겁니다.

이 문건 역시 배포처에 정무수석이 포함됐는데 이 때는 정진석 수석, 현 국민의힘 의원으로 바뀐 뒤였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김재현/영상편집: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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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웅 기자 (salt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28353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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