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버려졌던 도무송의 변신..이런 게 아마도 예술인가봐

도재기 선임기자 2021. 3. 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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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6인의 실험 엮은
'섀도랜드'전 내달 8일까지

[경향신문]

오묘초 작가의 ‘벗어나고 거스르는’(2021, 나무·스틸, 가변설치, 왼쪽 창가) 등의 설치 전경. 사진 조준용·아마도예술공간 제공

저마다 그리고, 깎고, 붙이고 또 설치를 한 젊은 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대안적 비영리 예술공간인 아마도예술공간(서울 이태원로)의 ‘Shadowland’(섀도랜드)전이다. 미술 기획자를 발굴·지원하는 아마도예술공간의 ‘아마도 전시기획상’ 제8회 수상자인 독립큐레이터 추성아가 기획했다.

전시회에는 강동주, 권현빈, 김대환, 김하나, 오묘초, 최하늘 작가가 참여했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며 실험적이고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다. 추성아 기획자는 “전시공간을 섬이라는 모양새로 상정했을 때 흰 벽의 지배 미학을 통해 경험하는 중립의 효과와 상반되는 공간적 요소들에서 드로잉, 회화, 조각이라는 매체적 속성이 새롭게 갱신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목해 보고자 한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작가들은 옛 건축물인 아마도예술공간 특유의 전시공간에 나름대로 매체 탐구의 흔적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출품했다.

지난해 수림미술상 수상작가인 오묘초는 작품 ‘벗어나고 거스르는(deviate, against)’ ‘2/4’ ‘1/3’ 등을 선보인다. 전단 같은 갖가지 모양의 인쇄물을 찍어내기 위해 나무판에 칼날들을 박아놓은 ‘도무송(토마손)’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을지로 인쇄골목에서 인쇄 뒤에 쓰레기로 내버려지는 크고 작은 도무송들에서 작가는 조형적·조각적 발견을 했고, 이를 해체하거나 갈고 닦는 힘든 수작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조각으로 탄생시켰다. 작품들은 화이트 큐브와 달리 어지러울 수 있는 전시공간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 사유적이고 건축적인 조각으로까지 확장된다.

최하늘은 두 쌍의 조각 ‘안아 줘: 넌 완벽한 사람이고’ ‘안아 줄게: 난 너에게 맞춰진 사람이야’와 ‘그래, 차라리 그렇게 감정에 호소해!’ ‘문제를 삼지 않으면 불안해?’를 출품했다. 두 쌍의 조각은 각각 다른 재료, 검정과 하양이라는 상반된 색이기도 하다. 버려진 재료를 재수용하는 조각적 태도에 주목하는 작가는 실내와 실외 공간에 각각 작품을 배치, 관람객과의 색다른 교감을 시도한다.

강동주는 매체의 물리적 속성을 궁극적으로 드러내는 연필 드로잉인 ‘빗물 드로잉’ 연작을, 권현빈은 돌 조각과 탁본 작품을, 김대환은 300여만년 전 인류 화석인 루시를 소재로 한 조각 연작을, 김하나는 조각적 회화와 회화적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화 연작 ‘아름다운 직업’ 등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중견의 미술평론가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과 시선이 도드라지는 작품들도 있지만, 요즘 미술계에서 지적되는 지나친 개념 과잉의 작품도 보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전시는 4월8일까지.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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