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막'에 "가라고!" 외쳤던 식당 저격..엉뚱한 헬스장까지 폭탄

홍순빈 기자 2021. 3. 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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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길막'을 하고 되려 화를 낸 식당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를 낸 식당 주인과 아들의 신상은 털렸고, 식당 앞으로 찾아가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재 식당은 사건이 폭로된지 나흘 만에 간판을 내린 상태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식당 아들이 잠시 근무한 헬스장으로 전화를 걸어 욕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이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자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해자를 응징하고 싶은 욕구가 과열돼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 진단했다.

'가라고, 그냥 좀 가시라고'... 뒷차 몰아세우던 차주와 아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19일 오후 3시15분 경 작성자가 대구 다사 대실역 인근 도로에서 앞서 주차된 렉스턴 차량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려져 있다.

영상에서는 작성자가 렉스턴 뒤를 따라 코너로 진입을 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앞차가 길 한가운데 그대로 주차를 하고 짐을 옮겼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차들도 경적 소리를 냈었고 작성자는 1.5초 가량 경적을 울렸다고 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차량 길막을 한 차주에게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작성자가 올린 영상 갈무리/사진=게시글 영상 캡쳐


그러자 렉스턴 차량 주인과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작성자에게 욕설을 했고 '그냥 (가던 길) 가라고'라 외치며 몰아붙였다. 해당 영상에 나오는 도로는 폭이 좁고 맞은편으로 차가 들어오고 있어 작성자의 차가 렉스턴을 피해 지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렉스턴 차량 주인과 아들은 계속해서 작성자를 몰아붙였다.

작성자는 "(저를) 밀치고 욕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며 "왜 이런 일을 당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억울하고 가슴이 먹먹했다"고 했다. 그는 "욕하는 사람은 인근 'OO식당' 주인으로 보이고 뒤따라오는 남성은 해당 식당 주인 아들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해당 식당은 23일 간판을 내린 상태라고 전해진다. 식당의 현재 영업 상황을 알아보려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재 닿지 않고 있다.
식당과 관련 없는 헬스장으로 전화... '모르는 번호로 욕설 퍼부어'
해당 게시글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에 나오는 식당을 찾았다. 이후 네티즌들은 블로그 등에 해당 식당을 '맛집'이라고 거짓 소개하며 "차량에 짐을넣고 있으니 사장님이 '가라고' 했다"는 내용으로 글을 올렸다. '배달의민족' 등에서 해당 식당을 찾아 별점 테러와 악플을 달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해당 식당의 아들의 신상을 털어 공개하고, 휴대전화로 전화까지 했다.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도 퍼지고 있다. 식당 앞까지 찾아가 항의하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특히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인근 헬스장의 공동대표로 운영하고 있다며 헬스장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해당 헬스장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너에게 SNS로 'OOO 트레이너한테 배워도 돼요? 소리 빼애액 지르면서 잘 가르치던데'라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구 OO식당' 사건 후 인근 헬스장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너에게 온 DM/사진제공=피해 헬스장 관계자


하지만 식당 아들은 해당 헬스장의 공동대표가 아니었다. 헬스장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 OO식당 관련 헬스장 대표 본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헬스장을 제가 대표로 운영하고 있다"며 "OO식당 사건 당사자가 4년 전 약 2달 정도 근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OO식당 사건 당사자가 공동 대표자라는 유언비어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이 올라왔어도 피해는 계속됐다. 헬스장 관계자는 "새벽 3시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며 "아침에는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와 다짜고짜 욕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OO식당 주인이 운영하는 곳이 맞냐는 문의전화가 들어온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에 대한 응징 심리가 과열돼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고 보았다. 김상문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들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공감하고 가해자를 응징하고 싶은 욕구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이 과열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에게 일체감을 느끼고 비슷한 상황에서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갔다는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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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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