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도쿄 아줌마', 이언주의 '동네 아줌마'.. 정말 비하 발언이 아닐까 [데스크픽]
이언주도 학교 조리사에 '동네 아줌마들' 언급 후 십자포화
박영선·이낙연도 '여성팔이' 성 역할 프레임

앞서 박 후보의 ‘피해호소인 3인방’(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선거캠프 중용과 이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의 성 역할 프레임 논란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성폭력 사건에 휩싸인 전임 시장의 유고로 치러지게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또다시 정치인들의 저급한 성인식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나도 아저씨라도 했으니 아줌마라고 해도 괜찮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오전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해 “저는 무결점 후보다. 상계동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고 땅도 없다.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보유)하지 않은 것”이라며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도쿄에 아파트 가진 사람은 박 후보를 지칭한 것이냐고 묻자 "예"라고 답했다.
안 후보의 이런 발언은 야당에서 박 후보 남편이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했다는 사실에 ‘토착 왜구’ 반격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유튜브 방송 후 논란이 되자 안 후보는 “난 집 없는 아저씨”라고 수습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일각에서는 아줌마가 어떻게 비하 발언이 될 수 있냐고 항변한다. ‘도쿄에 아파트 가진 후보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와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는 문장이 똑같이 들릴까.
후보 대신 아줌마라고 부른 것은 박 후보가 여성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아줌마라는 단어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이용해 여성 후보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다분히 녹아 있다.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는 말에는 “아줌마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다”는 멸시와 우월감마저 느껴진다. 특히 도쿄 아파트로 반일 감정을 건드리고, 부동산 투기에 목맨 ‘복부인’ 이미지까지 연상시키는 고도의 셈법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비판이 과민하다고 여겨진다면 바꿔 생각해보자.
만약 박 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안 후보에게 했던 말을 인용해 “토론도 못 하는 아저씨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했다면? 박 후보 역시 아저씨 비하 논란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리고 ‘아저씨’의 사전적 의미는 부모와 같은 항렬에 있는, 친형제를 제외한 남자를 이르는 말로, 언제부턴가 무식하고 예의 없는 중년남성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졌다는 설명이 뒤따랐을 것이다. ‘개저씨’라는 신조어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일지 모른다.
‘내가 나를 아저씨라도 불렀으니 상대를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은 비하 발언이 아닌 친근한 호칭’이라는 논리라면 어불성설이다. 아줌마든, 아저씨든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에서 공당의 대표가 경쟁 후보에게 쓸 표현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런 비판은 안 후보가 남성이라서, 상대가 여성 후보라서 촉발된 것이 아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언주 전 의원은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였던 지난 2017년 6월 파업 중이던 학교급식 조리사들을 ‘그냥 동네 아줌마들,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했다가 십자포화를 맞았다. 제명 및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물론 이번 보궐선거에서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성차별적 발언은 안 후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박 후보 역시 이런 성 역할 프레임과 성차별적 공격의 피해자만은 아니다. 그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러 2차 가해를 조장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을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과 대변인으로 중용했다.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면서 2차 가해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선거캠프에 앉힌 것은 ‘여전히 건재한 그분의 위력’을 실감하게 하는 또 다른 2차 가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성폭력 혐의를 받았던 박 전 시장 유고로 치러지는 만큼 성 차별이나 프레임은 가장 신중하고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이슈였다. 그러나 여야 가릴 것 없이 오로지 성폭력 사건과 여성이란 성별을 공격의 지렛대로만 활용하다가 제 발등을 찍었다.
반성 없는 여당, 반면교사로 삼지 않는 야당.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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