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DRAM 품고도 가성비 OK, 마이크로닉스 워프 GX1 M.2 NVMe SSD
[IT동아 김영우 기자] PC에 SSD를 꽂으면 HDD를 쓸 때보다 속도가 빨라진다. 이 정도는 이젠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일반적인 SATA 방식 SSD보다 NVMe(Non Volatile Memory express) 기술을 적용한 SSD가 더 빠르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유사한 NVMe SSD 중에서도 DRAM 캐시 및 SLC 캐싱 기술을 적용, 데이터 입출력 속도 및 응답속도를 높인 제품을 선택한다면 한층 우수한 체감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까지 알고 있다면 상당히 고급 사용자에 속할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마이크로닉스)의 워프(WARP) GX1 M.2 NVMe SSD(이하 워프 GX1)도 위와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제품 중 하나다.
마이크로닉스의 첫 SSD 중에서도 고급형 제품군
마이크로닉스는 본래 PC용 케이스 및 파워서플라이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지만 SSD 시장에서는 새내기다. SATA SSD인 ‘B1’, 일반형 NVMe SSD인 ‘BX1’, 그리고 고급형 NVMe SSD인 ‘GX1’을 올해 초 출시하며 SSD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첫 SSD이긴 하지만 그동안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 온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양질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프 GX1의 외형은 일반적인 2280(22 x 80mm) 규격의 M.2 SSD와 다를 바 없다. 열을 식히기 위한 방열판은 붙어있지 않지만 기판 중간에 LED가 달려있는 것이 특이하다. 데이터를 읽거나 쓸 때 녹색 빛이 깜박이므로 제품의 구동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하며, PC 내부 튜닝용으로도 활용할 만하다.
저장 용량에 따라 512GB, 1TB, 2TB 모델이 있으며, 3D 낸드(TLC 방식)에 데이터를 저장하므로 기존의 2D 낸드 제품에 비해 좀더 개선된 수명과 전력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SSD의 전반적인 제어를 담당하는 컨트롤러는 무난한 성능을 내는 실리콘모션(Silicon Motion)의 것을 적용했다.
체감 속도 높이는 512MB DRAM, SLC 캐싱 기능 탑재
이와 더불어 워프 GX1는 고급형 SSD의 대표적인 사양인 캐시(Cache)용 DRAM도 512MB 탑재했다. 기본적으로 낸드플래시에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자주 쓰는 데이터는 속도가 훨씬 빠른 DRAM에 임시 저장해 체감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작업을 재시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멈칫거림을 최소화하는데 특히 유용하다. 이와 더불어 낸드플래시 일부를 고속 SLC 방식으로 구성, 이 역시 캐시 저장소로 이용하는 SLC 캐싱 기능도 탑재해 전반적인 성능을 높였다.
그 외에 최신 SSD라면 거의 필수인 TRIM 기능도 지원한다. 이는 프로그램 상으로는 이미 삭제되었으나 SSD 내부에는 남아있는 데이터의 흔적을 자동으로 지워 두는 기능이다. TRIM 기능이 없으면 새로운 데이터를 기록할 때 기존 데이터 흔적을 삭제하고 또 새 데이터를 씌우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므로 제품 성능과 수명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사양 덕분에 제조사에서는 전 모델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s, 평균무고장시간) 200만 시간을 보장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TBW(Total Byte Written, 총 쓰기 가능 용량)의 경우, 512GB 모델이 200 TBW, 1TB 모델이 400 TBW이며, 2TB 모델은 800 TBW다. SSD는 전체 용량이 클수록 TBW 수치가 높아지는데, 수치가 가장 낮은 512GB 모델(200TBW)만 해도 매일 50GB 이상 데이터 쓰기 작업을 하는 가혹한 환경에서 10년은 쓸 수 있다는 의미이니 내구성 걱정은 덜어도 될 것 같다.
제품 성능은?
성능은 어떨까?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워프 GX1는 읽기/쓰기 속도 기준으로 512GB 모델은 3400/2590MB/s, 1TB 모델은 3400/3000MB/s, 2TB 모델은 3500/3000MB/s의 성능을 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는 PCIe 3.0 기반 NVMe SSD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기존의 SATA 규격 SSD에 비하면 6배 정도 높은 수치다.
이번 리뷰에선 512GB 모델을 이용했다. 제조사에서 밝힌 3400/2590MB/s의 수치에 어느정도 부합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저장장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 8.0.1을 구동해봤다. 테스트 시스템은 AMD 라이젠9 5959X 프로세서에 32GB DDR4 메모리, MSI Meg X570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기반 데스크톱 PC다.
테스트 결과, 순차적 묶음 전송속도 항목에서 읽기 3513.13MB/s, 쓰기 2245.59MB/s 전후의 속도를 냈다. 제조사에서 밝힌 수치에 비하면 읽기 속도는 조금 더 빠르고 쓰기 속도는 약간 떨어지는 수준인데, 시스템별 오차를 생각해 보면 제조사에서 보장하는 성능에 부합하는 고성능이다.
체감적인 반응 속도의 지표가 되는 4KB 단위 묶음 전송속도 및 저용량 파일 전송속도 항목 역시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게이밍 PC, 혹은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문가용 PC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낼 듯하다.
각종 테스트를 하는 도중 제품의 온도를 측정해 보니 섭씨 48도 정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본래 발열이 많은 NVMe SSD의 특성을 고려해 보면 이 정도는 보통 수준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별도의 M.2 SSD용 방열판을 붙여서 쓰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성능과 가격은 합격, 브랜드 인지도가 관건
마이크로닉스 워프 GX1 M.2 NVMe SSD는 최근 SSD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고급 사양을 다수 적용한 제품이다. 수치적인 성능이 높을 뿐 아니라 DRAM 캐시, SLC 캐싱, TRIM 등의 기능을 갖춰 실제 이용 중 체감하는 성능도 상당히 좋다. 인텔과 AMD의 최신 프로세서에서 지원하는 PCIe 4.0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약간 아쉽지만 아직은 PCIe 4.0 미지원 PC가 더 많이 쓰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을 것 같다.
제품 가격은 2021년 3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512GB 모델이 8만 7,930원, 1TB 모델이 14만 8,930원, 2TB 모델이 32만 2,000원에 팔리고 있다. 무상 A/S 기간은 3년을 제공한다. DRAM을 탑재한 SSD인데도 제법 저렴하다. 마이크로닉스 브랜드의 SSD는 아직 시장에서 생소한 편인데, 동사의 PC 케이스나 파워서플라이처럼 높은 인지도를 얻을 수 있을 지 주목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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