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멀게 되면 백신이 무슨 의미냐"..제약사, 코로나 올인 '부작용'

윤세미 기자 2021. 3.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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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만들기 위한 전례없는 노력이 펼쳐지며 다른 의약품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털런트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공급을 최우선에 두도록 했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면서 "이미 생산시설이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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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만들기 위한 전례없는 노력이 펼쳐지며 다른 의약품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미국 병원들에 서한을 보내 항생제 하나, 스테로이드 하나, 테스토스테론제 두 개 등 총 네 가지 제품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 약품은 주사로 투여되는 생물학적 의약품으로,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과 성분·제조 설비 일부를 공유한다. 지금으로선 코로나 백신 생산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단기적인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화이자 측의 설명이다.

화이자는 "백신 생산 증가에 따른 의약품의 단기 부족"을 경고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고 했다. 화이자는 올해 연말까지 세계적으로 약 20억 도스의 코로나 백신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의약품 공급 부족을 경고한 제약사는 화이자 외에 더 있다.

백신 제조사 모더나 및 존슨앤드존슨(J&J)과 계약한 의약품 위탁제조사 캐털런트 역시 코로나 백신을 우선 생산하느라 호라이즌테라퓨틱의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테페자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캐털런트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공급을 최우선에 두도록 했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면서 "이미 생산시설이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사 호라이즌의 팀 왈버트 최고경영자(CEO)는 테페자 공급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갑상선 안병증을 앓는 환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호라이즌은 다른 위탁제조사를 찾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협의 중이다. 한 환자는 FT를 통해 "이러다 눈이라도 멀게 되면 백신을 맞는 게 내게 무슨 의미냐"고 항의했다.

일부 제약사는 약품을 담을 약병 공수에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유리제조사 중 하나인 쇼트는 신규 주문을 하려면 12~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을 위한 유리병 생산 때문이라는 게 이 회사 크리스토퍼 캐시디 북미 지사 부회장의 설명이다. 쇼트는 올해 코로나 백신 유리병 20억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발동해 백신 제조사들이 필요한 원료와 제조 설비를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미국에서 '백신 공급 총력전'이 전개되며 나온 소식이다. 국방물자생산법은 한국전쟁 당시 마련된 법으로 연방정부가 민간에 전략 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에 "전시체제까지 동원하면서 미국 제약사 3분의 1이 자사 의약품 제조를 위한 원료와 설비, 장소를 확보하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오는 5월1일까지 모든 미국 성인에게 백신 접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공표했다. 현재 미국은 일평균 250만 회분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지난 19일 미국 내에서 접종된 백신이 1억 회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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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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