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이스라엘은 왜 의사 '아브니'의 면허를 박탈했나

박진준 2021. 3. 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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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일후 ▶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장,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 박진준 ▶

실제 거리에 나가 만난 시민 둘, 누구는 백신 맞으라고 하고 누군 맞지 말라고 하니까,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좀 더 신중한 정보 제공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 성장경 ▶

언론이고 정치권이고, 거기다 의사들까지 혼란의 연속인데 방역 대책을 이끌어 가야할 정부, 이거 쉽지 않겠습니다.

◀ 박진준 ▶

그렇습니다.

이곳저곳 눈치를 보다 결국 제대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세계 1위입니다.

이미 인구 절반 이상이 백신을 1번 이상 맞았습니다.

지난해 1월 20일 1만 2천 명을 넘어섰던 하루 확진자 수가 최근(14일) 7백 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덕분에 봉쇄가 풀려 음식점과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열었습니다.

백신 2회 접종을 한 사람에게 발급되는 '그린 패스'를 받으면 헬스장과 수영장도 갈 수 있습니다.

[데이브 슈바르츠/이스라엘 시민] "집에만 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수영하러 왔습니다.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아요."

화이자 백신을 도입한 이스라엘 역시 접종 후 통증과 피부변색 등 37%의 이상 반응이 보고됐지만, 다음 달이면 전체 인구의 75%가 백신 접종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집단면역 수준 도달이 멀지 않은 겁니다.

충분한 백신 확보, 그리고 군사 작전하듯 보건 시스템을 총력 가동한 결과입니다.

여기에 백신 음로론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 대응도 한 몫 했습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 백신을 맞지 말라고 주장한 의사 '아리에 아브니'.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이 의사의 면허를 취소했습니다.

근거없는 주장은 공중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되며,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범위도 넘어섰다는 겁니다.

반면 한국의 백신접종 정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정부는 지난 1월, 전 국민의 예방 접종 순서를 발표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 (1월 28일)]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전파차단을 위해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2월부터 차례대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1분기인 3월까지 코로나19의 고위험군인 요양병원, 요양시설 또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종사자들을 모두 접종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2월 초,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추면 안된다”고 공개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고, 고령층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이 광범위하게 확산됐습니다.

백신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65세 이상 고령자들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을 질병관리청에 전달했지만, 여론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은 보류됩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 (2월 15일])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트려 접종률을 저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백신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고령층 접종을 강행했다가 사망자라도 나올까 우려한 겁니다.

백신 때문에 숨진 게 아니더라도, 독감 백신 때 처럼, 백신 탓으로 몰려서 거부사태로까지 번질 경우, 그 때는 돌이킬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당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 "그러니까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판단으로는 모든 연령이 접종해야 되요. 그런데 말하자면 정무적 판단을 한 거죠. 차라리 접종을 늦추더라도, '고령층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고 완벽히 검증됐다'는 메시지를 주는게 낫겠다고 방향을 튼 겁니다."

자문했던 전문가들도 의견을 철회했습니다.

[당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 "대부분 좀 안전한 길로 가자. 원래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는 코로나 백신분과위원회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이 들어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 백신분과위원회에서는 전부 만 65세 이상 접종하자고 했던 사람들이 싹 의견을 바꾼 거예요."

가짜정보, 보수언론, 정치권과 일부 의사들의 합작품이었습니다.

[이재갑/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신 전문가들이 '절대로 65세 미만만 맞히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 의견하고 이런 여론적인 걸 바탕으로 해서 사실 질병관리청이 조금 밀린 거예요. 이 부분이 상당히 저희는 안타깝게 생각을 하거든요. 이제 65세 이상 접종을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서 생기는 이 의구심을 어떻게 잠재울 건가가 앞으로 문제라는 거죠."

◀ 성장경 ▶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 상황속에서 가장 우선이 것은 뭐니뭐니 해도 국민들의 안전입니다.

◀ 허일후 ▶

불안을 파은 언론, 무책임한 정치권과 의료인 모두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 성장경 ▶

스트레이트는 지난 7일 방송에서 네이버의 뉴스편집과 개인별 기사추천 알고리즘에서 보수 언론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 허일후 ▶

방송 이후 네이버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스 알고리즘 검토 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뉴스 알고리즘 작동 원리를 검증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성장경 ▶

네이버가 여론 공론장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허일후 ▶

스트레이트는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는지 계속 취재하겠습니다.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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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125071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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