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장어즙 먹으려다 '화들짝'..부라부랴 반납한 군의원들

박진규 기자 2021. 3. 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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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즙이 선물로 와 먹으려는데 의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와 뜯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돌려 보냈습니다."

8명 전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남 장흥군의원들이 각각 100만원 상당의 장어즙을 받았다가 "논란이 될 것 같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돌려보냈다.

장흥군의원들은 지난해 9월말 국고보조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군비 보조금 32억원을 받은 사업자로부터 답례 성격의 장어즙을 선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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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의회, 100만원 상당 장어즙 선물 구설수
32억 국·군비 보조금 받은 사업자, 답례 의미 전달
장흥군 의원들이 국고보조사업자로부터 100만원 상당의 장어즙을 선물로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News1

(장흥=뉴스1) 박진규 기자 = "장어즙이 선물로 와 먹으려는데 의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와 뜯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돌려 보냈습니다."

8명 전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남 장흥군의원들이 각각 100만원 상당의 장어즙을 받았다가 "논란이 될 것 같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돌려보냈다.

장흥군의원들은 지난해 9월말 국고보조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군비 보조금 32억원을 받은 사업자로부터 답례 성격의 장어즙을 선물받았다.

선물을 보낸 사람은 지역의 H영어조합법인 대표 손모씨다.

사업자인 H영어조합법인은 어류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배합사료 공장 건립사업으로 지난 2019년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국비 20억원과 군비 12억원, 자부담 8억원 등 총 40억원 규모의 국고보조사업이다.

장흥군은 2019년 1차로 보조금의 절반인 16억원(국비 10억원, 군비 6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보조금은 2020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군의회는 공장이 착공도 하지 않고 사업 선정과정에 특정 정치인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의혹 등을 들어 예산심사에서 보조금 지급을 보류했다.

두차례 보류 끝에 지난해 7월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결국 16억원의 추가 지급건을 승인했다.

보조금이 통과되자 H영어조합법인 대표 손모씨는 전체 장흥군의원 8명에게 감사의 의미로 장어 20kg을 즙을 내 퀵서비스로 전달했다.

시가 1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장어즙은 지역에서 장어 양만장과 장어식당을 운영하는 손씨가 직접 준비했다.

군의원들은 이번 선물을 으레 인사로 생각하며 아무런 고민없이 받았으나, 이 가운데 한 의원이 이를 반납하면서 '분란'이 일었다.

해당 의원은 "퀵서비스 업체에서 주소를 물어보는 연락이 와 곧바로 거절했다"며 "보조금 심의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된 회사의 선물을 받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반납 사실을 전해들은 장흥군의장은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판단, 동료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장어즙을 반납하자"고 설득했다.

의원들은 부랴부랴 장어즙을 손씨가 운영하는 장어구이 식당으로 돌려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주민들의 입을 통해 조금씩 퍼져 나가 최근에는 경찰 첩보로도 입수됐다.

경찰은 현재 수사 착수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어즙을 선물한 손씨는 "예산이 통과된 후 명절이 얼마 안남아 감사 의미로 장어즙을 보냈다"며 "한 의원이 돌려보내는 바람에 얘기가 돌아 몇 개 먹으신 분은 있을 수 있으나 당시 다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들에게 마음 인사 한다는 것이 피해만 줬다"며 "소란을 일으켜 송구하다"고 말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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