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안했는데 '아버님', '어머님'.."전 그냥 손님입니다"

김자아 기자 2021. 3. 2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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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나 병원 등에 방문했다가 직원의 부적절한 호칭으로 불쾌함을 느꼈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어머니, 아버지, 이모, 삼촌 등은 가족끼리 사용하는 호칭으로 가족적 친근감이나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은 직원과 손님 관계에서 쓰기 부적절하다"며 "순 우리말인 '손님'이란 호칭이 가장 적절하며 만약 더 예의를 갖추고 싶다면 '선생님'으로 부르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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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 이미지뱅크


"어머니 어떤 제품 찾으세요?"
"아버님 이쪽에서 접수 도와드릴게요"

백화점이나 병원 등에 방문했다가 직원의 부적절한 호칭으로 불쾌함을 느꼈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전문가들도 '어머니', '아버지' 등의 호칭은 부적절하다며 '손님'이 가장 적절한 호칭이라고 설명했다.

"아이 없을 수도 있는데…어머니라고 부르지 말아달라"
최근 한 전자제품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가 직원에게 '어머니'란 호칭을 들었다는 40대 초반 여성의 글이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누리꾼은 "저 50대, 60대 아니고 노안도 동안도 아니다. 보통 그냥 40대 초반 제 나이로 본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누군가의 어머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니다"며 "비혼일 수도 있고 결혼했으나 아이가 없을 수도 있다. 어머니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도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며 댓글을 통해 '어머니' 호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어머니', '아버님', '아가씨', '삼촌', '언니' 등의 호칭 대신 '고객님', '손님' 등의 호칭을 원한다고 했다.

"내가 왜 이분 어머니지"…아이 엄마들도 '어머니' 호칭은 싫다
/사진=게티 이미지뱅크
실제로도 고객의 입장으로 상점 등에 방문했다가 직원의 부적절한 호칭으로 불편함을 느낀 이들이 많다.

아이가 없는 이들은 물론 20대, 30대 젊은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도 '어머니'란 호칭이 낯설다는 반응이 나온다.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민모씨(31)는 "최근에 식당이랑 우체국에 갔다가 직원들이 어머니라고 불러서 '내가 왜 이분 어머니지'란 생각에 기분이 너무 나쁘더라"며 "아이 엄마로서 간 장소가 아닌데 불쑥 어머니란 말을 듣기는 정말 싫다"고 했다.

4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다는 이모씨(29)는 "딸 등원시키고 혼자 문구점에 가서 필요한 사무용품의 위치를 물었는데 직원분이 '어머니 저쪽에 있어요'라고 하더라"며 "내가 늙어보이나 이런 생각도 들고 기분이 너무 나빠서 다신 안 가고 싶다"고 했다.

"내가 왜 아빠냐" 항의에 호칭 정정 교육도…국립국어원 "'손님' 호칭이 가장 적절해"
현장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은 호칭 관련 항의를 자주 받았다고 했다.

안과 직원 유모씨(30)는 "병원 원칙상 환자분들의 성함 뒤에 님을 붙여 부르는데 50대, 60대 이상 환자분들에겐 친근감을 드러내기 위해 '어머님', '아버님' 호칭을 사용했었다"며 "그러다 몇몇 환자분이 '내가 왜 아빠냐' 등의 항의를 해오셨고 이후 모든 환자들에게 성함 뒤에 '님'을 붙여 호명하는 방식으로 통일하라는 내용의 직원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립국어원 관계자도 '어머니', '아버지' 등의 호칭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어머니, 아버지, 이모, 삼촌 등은 가족끼리 사용하는 호칭으로 가족적 친근감이나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은 직원과 손님 관계에서 쓰기 부적절하다"며 "순 우리말인 '손님'이란 호칭이 가장 적절하며 만약 더 예의를 갖추고 싶다면 '선생님'으로 부르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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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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