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은 왜 아들 아파트를 웃돈주고 샀을까

조현호 기자 2021. 3. 2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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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 이후 의혹 확산 "왜 처음부터 숨겼나" vs "부동산서 책정한 프리미엄 제공"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부인 명의의 엘시티(LCT) 아파트가 부인의 아들한테 웃돈을 주고 산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SBS 보도로 알려졌다. SBS는 18일 저녁 8뉴스 '[단독] “박형준 부인 아파트 전 주인은 아들”에서 해당 아파트 매매계약서를 입수해보니 박 후보의 부인 조아무개씨가 최아무개씨에 웃돈 1억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나오는데, 81년생 최씨는 조씨와 전남편 사이의 아들이었다고 보도했다. SBS는 최씨는 지난 2015년 10월28일 최초 청약이 있던 날, 분양권을 갖고 있던 이아무개씨에 20억2200만원을 주고 집을 샀고, 웃돈으로 700만원을 줬다고 방송했다. SBS는 같은날 조씨의 딸 최아무개씨도 엄마 아파트 바로 아래층을 최초 분양자로부터 웃돈 500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며 LCT 아파트 두 채가 같은 날 조 씨의 아들과 딸 명의가 됐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500~700만원 웃돈만 받고 아파트를 넘긴 최초 분양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시인했고, 2015년 10월 1차 청약이 있던 날, 계약하는 사람이 적어 약간의 웃돈만 받고 팔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고 SBS는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조씨의 아들이 아파트 잔금을 치를 능력이 안 돼 여기저기 팔려고 하다가 결국 어머니가 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에 나섰다. 연합뉴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가 “최초 분양받은 사람은 65년생 이모씨고 부동산 소개로 아들이 분양권을 샀고, 저층이라 당시에는 프리미엄이 높지 않았다”며 “2019년 아들이 가진 부동산이 안 팔려 입주할 여력이 안 돼 계약금과 이자 손해를 봐야 할 형편이라서 입주 마지막 시한을 앞두고 엄마가 집을 인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당시 부동산에서 책정한 프리미엄 1억원을 주고 샀고 아들은 양도세를 전부 냈다”며 “저희는 살던 집을 팔아 갖고 있던 현금과 융자 10억원을 받아 집을 샀고 어떤 특혜나 비리나 불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박 후보는 가족 사연을 드러내는 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누구에게 아파트를 샀는지 발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SBS가 지난 18일 저녁뉴스 8뉴스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아파트를 아들한테서 구입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SBS뉴스 갈무리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하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정·관·경 토착비리 조사 특별위원회의 간사를 맡고 있는 장경태 의원과 박성현 선대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박형준 후보가 본질을 흐리며 부산시민과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박형준 후보의 아들과 딸이 어떻게 2015년10월28일 계약 첫 날, 그것도 로얄층의 위 아래층 분양권을 소유할 수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4개월 동안 부동산에 내놓았으나 거래가 되지 않아 배우자가 이를 인수했다'는 박 후보의 해명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1~4월과 사이 해당 물건과 유사하거나 좋지 않은 조건의 물건이, 1억보다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었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왜 아들에게 1억원의 웃돈을 줬는지, 왜 이를 숨겼는지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의문도 나왔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아내의 아들에게 1억원의 웃돈은 왜 줬느냐, 부모자식간에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산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아들에게 샀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왜 숨겼느냐, 말 못할 사연이 뭐냐고 질의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아들과 딸에게 최초분양한 사람은 엘시티와 관련 없는 인사'라는 박 후보의 해명을 두고 “불충분한 설명”이라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가족 간의 거래'를 '정상적인 거래'로 말 바꿔치기한 자체가 의혹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의심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1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후보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엘시티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해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가 한동안 무택자였다는 주장을 두고 박성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박형준 후보는 한동안 무주택자였다고 주장하는데, 예비후보 등록 시 조현화랑을 주소지로 작성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2015년부터 조현화랑에 실제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근린생활시설에서 전세나 월세를 주고 살았던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태 의원도 박형준 일가 부동산에 수상한 자금흐름이 있다면서 “엘시티가 준공 허가되는 즈음, 2019년에 '10억800만원'이 대출됐다. 이 자금은 어디로 쓰였느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제기와 주장 대부분이 허위사실이며 법적 대응네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위에 거론한 민주당의 추가 의혹제기에 어떤 의견인지를 묻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SNS 메신저 답변을 통해 “질문 대부분이 민주당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허위사실들”이라며 “캠프차원에서 앞으로 입장을 밝히거나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법률적 대응을 통해 대응해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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