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항 선박 하역 작업 중 질식사..구조하러 들어간 동료 등 2명 사망
[경향신문]
강원 동해시 대동로 동해항에 정박해 있던 선박 내에서 가스 질식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40대 노동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8시31분쯤 동해항에 정박 중이던 2만9988t급 화물선의 창고 안에서 아연 정광을 하역하는 작업을 하던 A씨(44)와 B씨(42) 등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당시 아연 정광을 하역하기 위해 선박 내 화물창고로 내려가 크레인 고리를 연결하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 등 증세를 나타내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를 발견한 B씨가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화물창고로 뒤따라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함께 작업을 하던 C씨(48)도 이상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일 오후 7시20분쯤 동해항에 입항한 해당 선박은 아연 정광을 수송하는 마셜제도 선적의 화물선으로 하역작업을 마친 뒤 오는 23일 출항할 예정이었다. 해경은 선박 내 창고에 적재돼 있던 아연 정광 등이 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해가스에 노동자들이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보고, 관계자들을 소환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발행한 ‘밀폐공간 질식재해예방 안전작업 가이드’에 따르면 2010~2019년 질식재해 사망률은 52.9%에 달한다. 사망률이 1.2%인 일반 사고성 재해와 달리 질식재해의 경우 한 번 발생하면 2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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