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토지 전수분석..8살까지 '쪼개기' 명단에
[앵커]
안녕하십니까?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촉발된 경기도 광명과 시흥에서 투기가 더 광범위하게 벌어졌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오늘(19일) 9시 뉴스는 KBS가 전수분석한 내용부터 전해드립니다.
광명 시흥 신도시와 이 주변 최근 3년 동안의 토지대장을 하나하나 뜯어봤더니 거래된 땅의 20% 정도에서 지분 쪼개기가 확인됐습니다.
먼저,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KBS가 분석한 지역은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구역 전체와 주변 반경 500m까지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이곳에선 모두 천8백여 필지, 156만㎡ 규모의 땅이 거래됐는데요.
투기를 의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수법 가운데 하나인 지분 쪼개기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하나하나 살폈습니다.
먼저 땅 주인이 3명 이상인 곳을 추려봤습니다.
면적으로 보면 전체의 19%.
5곳 가운데 1곳은 지분 쪼개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지분을 쪼개다 보니 전체 소유주의 62%가 이곳에 몰려 있습니다.
주인이 가장 많은 땅은 경기도 시흥시의 임야 두 곳인데요, 각각 주인이 131명이나 됐습니다.
이 중의 한 곳의 면적은 350㎡도 안 됩니다.
한 명이 평균 3㎡도 안 되는 땅을 산 것입니다.
이렇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쪼개 산 곳만 추려보니 5개 필지가 나옵니다.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개입됐을 개연성이 매우 큽니다.
게다가 모두 2019년과 지난해에 거래돼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이 산 시기와도 겹칩니다.
그럼 이 땅을 산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86%가 광명·시흥 주민이 아닌 외지인으로 확인됐습니다.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가 가장 많았고, 충청과 영·호남,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땅을 사들였습니다.
미국, 중국, 뉴질랜드 등 해외 거주자도 10명 넘게 나왔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농지를 산 경우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 샀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이번엔 소유주를 나이별로 보겠습니다.
50, 60대가 절반을 넘어 가장 많았는데요.
눈에 띄는 건 10대도 18명이나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8살 어린이도 있는데, 임야 4백여 제곱미터를 2년 전 123명의 어른과 쪼개서 산 걸로 돼 있습니다.
이 어린이의 현재 주소지는 의정부입니다.
경찰은 광명·시흥지구에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전현직 직원 15명을 조사하고 있고, 민변과 참여연대는 외지인 30여 명의 땅 투기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습니다.
신도시 지구 내 과림동 일대만 들여다본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번 토지 대장 전수 분석 결과를 보면 조사와 수사 범위, 확대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고석훈
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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