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리는 野단일화..오세훈·안철수 '양보 쇼'
안철수 "김종인·오세훈 제시안 받아들이겠다"
安측 "경쟁력+유선전화 방식으로 진행할 것"
吳측 "이야기가 달라..경쟁력+적합도+유선"
安, 마지못해 양보.."다 수용한다, 만족하나"
吳도 타협안 제시해.."무선전화 100% 수용"
서로 양보했지만..단일화 협상은 진행 안돼
감정 상한 野 단일화 협상단.."쇼 하지 말라"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던 야권 단일화 협상이 19일 하루 동안 혼란에 혼란을 거듭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요구사항을 "모두 다 수용하겠다"고 하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안 후보 측이 주장한 무선전화 100% 여론조사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협상 타결은 아직 미지수다.
안철수 "오세훈·김종인 요구 수용…22일까지 단일화"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다면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감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번 주말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22일까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지어 28일 투표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 선거운동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후보 회견 직후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의 브리핑 내용이 알려지면서 야권에는 혼란이 시작됐다. 이 총장은 안 후보 측 실무협상단을 이끌고 있다.
이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제일 요구하는 것은 유선전화를 포함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유선전화를 포함시켜달라는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저희에게 제시한 방안은 가상대결이 아닌 경쟁력 조사를 하고 거기에 유선전화 10%를 포함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10% 반영을 전제로 여론조사업체 2곳이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경쟁력'과 '적합도'를 조사한 다음 합산하는 방식이다.
안 후보 측이 언급한 것은 조사 방식은 같지만, 기호와 당명을 빼고 후보의 '경쟁력'으로만 조사하는 방식이어서 차이를 보였다.
오세훈 "안철수 수용 정도 불투명…구체적 내용 없어"
국민의힘은 즉각 반박했다. 오 후보 측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태규 총장이 브리핑을 통해서 오세훈 안에 대한 설명이 서로 오해가 있는 듯"이라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우리가 제안한 것은 유선전화 10% 반영과 어제(18일) 오 후보가 제안한 두 개 여론조사기관에서 적합도와 경쟁력을 따로 조사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게 '김종인·오세훈 안(案)'이다"라고 했다.
정 총장은 "안 대표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오세훈·김종인 안'을 받겠다고 했는데, 이태규 총장의 이야기는 왜 결이 다른지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모호함으로 역할분담을 한다든가 하는 건 협상에 대한 신뢰성이 없어보인다"고 했다.
오 후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 협상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안 후보에게 "저희의 모든 안을 다 수용한다고 해서 설명을 들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떤 안을 100% 받아들이는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오전에 안 후보를 만났고, 단일화 협상을 중단시켜선 안 되니 계속하자고 했다. 선거운동일이 25일이니 24일 이전에 반드시 타결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한 원칙적 합의의 내용이 대화에서 오갔다"며 "헤어지고 나서 바로 안 후보의 기자회견이 있었고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의 백브리핑이 있었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당 의견을 종합하면 새롭게 협상 재개를 요청한 정도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 사무총장이 그간 그런 행태를 여러 번 해왔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오늘이 그 결정판이다. 수용한다고 말만 했지 구체적 내용이 없는 상태고 이 총장의 백브리핑 내용 때문에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짚었다.
또 오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우리에겐 안 후보의 표현대로 김종인 안과 오세훈 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당과 오세훈이 합의한 국민의힘의 안이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 그런 표현을 삼가해달라"고 요구했다.
갑자기 입장 바뀐 양측…安 "경쟁력+적합도" 吳 "무선 100%"
양측의 입장을 좁히기 힘들어보이던 19일 오후, 안 후보가 다시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안 후보는 오 후보와의 신경전 끝에 "오늘 아침에 국민의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더니 해석 뒷말이 많다. 이런 행동이 제 결심과 진정성을 국민의힘에서 물타기하려는 의도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모두 다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숨을 쉬며 말을 시작한 안 후보는 "저는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이 경쟁력 조사에 유선전화 10%를 포함을 요구하는 입장을 김 위원장과 오 후보가 합의한 당론으로 이해하고 수용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공개회의 석상에서 말한 것이니 제 입장에선 그렇게 이해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데 국민의힘은 지금 부인하면서 다시 경쟁력과 적합도를 50%씩 반영하되, 응답자에게 둘 중 한 항목만 물어보자는 제안에, 김 위원장이 요구한 유선전화 10% 포함이 당의 입장이라고 한다"며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것도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제 만족하시나. 다 수용하겠다"고 거듭 말하면서 "제가 다 수용한다고 했으니 취소하신 실무협상단이 다시 즉시 가동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후보 기자회견 15분 뒤 오 후보도 다른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오 후보는 오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 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결정은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비록 여론조사의 기본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기존에 안 후보 측에서 난색을 표했던 유선전화 여론조사를 철회하고, 안 후보의 입장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오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이 무선전화 100% 여론방식을 동의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님의 의견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제가 발표한 안이 저희 당의 안이다"라며 "(김종인 위원장에게) 미리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안 후보가 유선전화 여론조사를 받겠다고 말한 지 15분 만에 다시 뒤집히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다만 이 같은 혼란은 오 후보가 안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정리됐다.
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과 관련해 취재진이 묻자 "제가 이동하고 오는 도중에 그런 발표가 있었냐"며 "제가 알지 못했다. 보시는 대로 준비한 안(무선전화 100%)을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후보와 오 후보가 서로 예상하지 못한 타협안을 제시하면서 야권 단일화는 더욱 혼란이 가중됐다.
기존에 유선전화를 포함한 조사를 주장했던 국민의힘은 무선전화 100%로 선회한 모습이 됐고, 무선전화 100%를 주장한 국민의당은 기존에 국민의힘이 주장한 유선전화 조사를 수용한 모습이 된 것이다.
타협안은 마련했지만…단일화 협상 아직 가시밭길
오 후보는 기자회견 뒤 곧바로 김종인 위원장을 만나 자신의 제안을 설득했다.
오 후보는 김 위원장 만남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무선전화 100% 여론조사에 대해 "별 이의가 없었다"면서 "후보 의견을 존중해준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안 후보 측이 받아들이면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오 후보는 "후보들끼리 한 번 봐야 될 거 같다. 오해도 있었던 거 같다"며 "곧 연락 드려서 만나뵙고 서로 오해 있었다면 풀고, 이런 기회를 먼저 갖는 게 어떨까 싶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서로 양보를 했으니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어떻게 할 거냐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절충하려면 두 사람이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일화 방식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양측은 이날 다시 협상을 열지 못했다. 안 후보 측은 주말 여론조사를 통해 오는 22일 후보를 발표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물리적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안 후보 측 이태규 사무총장은 오후 늦은 시간 다시 정양석 사무총장의 방을 찾아왔으나, 정 총장은 "이게 이태규식인가. 뭡니까 난 신뢰가 안 간다. 후보가 만남을 요청했으니 상황보며 연락하자"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 총장이 "상황을 보자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전제조건이다. 크게 타결됐다. 근데 이렇게 '쇼'를 계속하면 선수끼리 진정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총장은 "총장님, 쇼 아니에요. 제가 무슨 쇼합니까"라고 반박하며, 정 총장과 약 5분 동안 비공개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 총장은 정 총장과 만남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다 스탠바이 상태니까 언제든 연락주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협상위원들도 당사에서 대기하고 있다"며 "오늘 밤이라도 빨리해서 끝을 봐야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걸 제시해도 그쪽(오 후보 측)에서 원하는 방법대로 다 해드린다는 것"이라며 "(선거운동 시작 전인) 24일까지 후보를 내는 게 시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에 단일화가 되면 그 효과가 반감돼서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이 총장에 대해 오늘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내일은 (협상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들 만남을 요청했으니까. 상황 좀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양측 실무 협상단은 물밑에서 기 싸움을 이어갔지만 두 후보가 만남을 타진한 만큼 주말 사이 실무협상이 재개될 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입장이 뒤바뀐 채 사실상 원점 상태여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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