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동향] '낙동강 페놀 사건'을 통해 보는 ESG경영
환경 외면한 비윤리적 기업경영
시민·사회에 미치는 해악 너무 커
환경관리비용은 비용 아닌 투자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 발생한 지 30년이 지났다. 널리 알려진 이 사건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기업과 사회 모두에 미치는 해악의 측면에서도 되새길 만하다.
그러나 4월 22일, 동일한 공장에서 페놀탱크 송출배관의 이음매 부분이 파열되어 페놀 원액 1.3톤이 다시 낙동강에 유입되는 2차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시민들의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불신은 폭발했다. 결국 환경처 장관이 해임되었고, 두산전자에 대해서는 64일 조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두산그룹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두산전자 외 다른 계열사의 경우 페놀 사건으로 매출액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룹사 전체에 큰 타격과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OB맥주이다. 부동의 1위를 지키던 OB맥주는 조선맥주의 크라운맥주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되고, 조선맥주에서 암반수 맥주임을 내세운 하이트맥주를 출시하며 맥주시장의 판도는 뒤바뀌게 된다. 결국 두산그룹은 OB맥주를 비롯한 각종 소비재 관련 계열사를 대거 매각하면서 소비재 산업에서 손을 떼고 2000년대 들어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중공업 분야로 진출해 그룹 전체의 성격을 바꾸게 되는데, 이 사건은 그 단초가 되었다.
당시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두산전자의 페놀 원액 재고관리가 엉망이었고, 누출을 제때에 파악하지도 못했으며, 그에 대한 안전장치나 경보장치도 없었다고 한다. 또한 기업뿐 아니라 관리감독 기관도 파이프 시설이 노후되어 유출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으며, 페놀을 정화하지 않고 소량씩 버렸던 이유는 정화 비용 500여 만원을 아끼기 위함이었다.
안일함에 의한 관리 부실과 비용 절감을 위해 환경을 희생시키는 비윤리적인 기업 경영 방식으로 인해 시민들이 겪게 되는 해악은 너무나 컸다. 수돗물페놀오염시민단체대책협의회가 접수한 직접적 피해 신고 건수는 1617건에 달했는데, 유산 255건도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수돗물을 끓여 보리차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던 물 문화가 생수와 정수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됐다.
ESG 경영이 강조되고 이에 의해 투자가 좌우되는 현재의 추세에 비추어 앞으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과 같은 환경재난을 야기한 기업이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하게 가중될 것이다. 반면, 환경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관리를 잘하고 침해를 최소화하는 기업이 얻게 될 득도 커질 것이다. 더 이상 환경관리비용이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말은 이러한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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