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환절기 면역력 하락, '방광염' 주의

2021. 3. 1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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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30대 초반의 A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내원했다. A씨는 결혼한 지 만 2년이 지났고 아들도 하나 둔 주부였는데 결혼 후부터 방광염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신혼 때 생긴 허니문 방광염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계속 재발해서 그때마다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치료를 받았는데 이제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란다.

부부관계만 하면 재발하고 소변을 볼 때마다 뻐근한 통증과 함께 나올 듯 말 듯하여 밤에도 서너번씩 화장실에 가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도 못한다고 했다. 안색은 창백했고 몸은 말랐으며 신경은 예민해 보였다. 복진상 하복부는 차고 맥상은 약하고 무력했다.

면역기능이 떨어져 방광염이 수시로 재발하는 경우로 보고 비장과 신장을 튼튼히 하는 처방과 함께 소염작용을 하는 약재들을 첨가했다. 그 후 방광염과 더불어 피로와 무력감 등의 전반적인 증상도 함께 개선되어 지금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즐긴다고 고마워했다.

소변장애를 일으키는 방광염은 여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우리말로 흔히 '오줌소태'라 부른다. 여성은 요로 입구가 항문과 가까워 세균에 감염되기 쉽고, 요로가 짧아 세균이 방광이나 신장으로 침투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주로 대장균이나 포도상구균 등 여러 가지 세균이 원인이 된다.

불결한 위생이나 잦은 성생활, 임신, 폐경기 후의 에스트로겐 결핍, 결석, 전립선 비대, 면역력 저하 등이 방광염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A씨는 잦은 성생활이 방광염의 발병요소로 보인다.

급성방광염은 배뇨시의 통증, 잦은 배뇨감, 급박뇨가 나타난다. 때로는 치골 상부에 통증이 있고 소변에 백혈구, 세균, 적혈구가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혼탁한 소변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혈뇨가, 특히 소변 끝부분에서 나타난다.

이런 급성방광염은 적절한 항생제 투여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요로 부위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만성적인 방광염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잦은 항생제 투여로 세균에 대해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지고, 하복부의 불편감, 잦은 배뇨감으로 신경과민 증세도 흔히 발생한다.

방광염은 한의학적으로 소변불리(小便不利-요량이 적으면서 잘 나오지 않는 증상), 소변단소(小便短少-소변을 자주보고 소변양이 적은 것 ), 소변불금(小便不禁-소변을 참지 못하여 저절로 나오는 증상), 요혈 (尿血), 임병(淋病)의 범주에 속한다.

급성방광염이 잘 생기는 사람은 몸의 하초(下焦)에 습(濕)과 열(熱)이 많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습하고 더울 때에 세균이 왕성히 번식하듯이, 우리 몸도 이런 습열 상태에서는 세균의 서식이 용이하다.

따라서 몸의 불필요한 습과 열을 빼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치료법인 청열이수(淸熱利水) 처방들이 방광염에 효과적이다. 이때 많이 사용하는 저령, 치자(梔子), 황금(黃芩), 용담초(龍膽草) 등의 한약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강력한 항균작용과 소염작용, 이뇨작용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 옛사람들의 치료법이 상당히 합리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면역기능이 떨어져 방광염이 수시로 재발하는 만성 방광염은 몸이 쇠약하고 손발이 차며, 특히 요둔부(腰臀部)가 냉한 경우에 많이 발병한다. 이런 경우에는 신체 전반을 보해주는 '부정거사(扶正祛邪-정기를 북돋고 사기를 몰아 냄)' 개념으로 치료한다. 내장 평활근의 장력을 강화하고,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면역기능을 증강하여 만성적인 항원항체 반응을 억제하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 대표적인 처방이다.

평소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물을 마시고, 요의를 느끼면 바로 소변을 보아야 한다. 또 팬티스타킹이나 꼭 끼는 바지를 장시간 입고 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배변 후에는 항문 주위를 앞에서 뒤로 부드럽게 닦아야 하고, 비데를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일생동안 여성의 99%가 방광염에 걸려 있거나 걸린 경험이 있다고 한다. 청결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방광염과 요도염, 신우염 등 비뇨기계통의 염증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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