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견제하면서 '북핵 역할론'도 주문한 미국

한겨레 2021. 3. 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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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국방장관은 18일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고 확인하고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하에 공조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은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한 협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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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블링컨 장관, 문 대통령,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한-미 외교·국방장관은 18일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고 확인하고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하에 공조하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틀 연속으로 북한과 중국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한편,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고민이 더 깊어진 측면이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신중한 전략과 외교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과 미국은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한 협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국제질서 훼손 행위에 함께 맞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 입장을 반영한 공동성명과 별개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주민들은 압제적 정권 밑에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북한과 접촉을 하려 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맞섰다. 북-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본격 탐색에 나선 형국이나, 접점 찾기의 난도는 더 높아진 듯 보인다.

전날 홍콩·대만·티베트·남중국해를 거론하며 중국을 겨냥했던 블링컨 장관은 이날도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중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도록 설득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블링컨의 강경 발언은 18~19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 외교당국자들 회담을 염두에 둔 기싸움 성격이 짙어 보인다. 인권과 민주를 강조하며 중국에 양보를 요구하는 동시에, 북한 문제에선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에서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는 직접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의 딜레마는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과 경제 및 한반도 정세에서 원만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면서, 동맹과 인권 이슈 등에선 원칙에 입각한 신중하고 정교한 외교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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