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미래 대비한 정의선..현대차그룹, 지난해 투자 두자릿수 확대

송승현 2021. 3. 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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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지난해 총 14조8764억원 투자
전년比 16.1% 증가..현대차, 공격적 설비 투자 단행
'위기관리 DNA' 경험으로 포스트 코로나 국면 대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현대차그룹 ‘빅3’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와 세타엔진 관련 대규모 품질 충당금에도 불구하고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투자에 속도를 냈다. 2020년 예정됐던 투자금액보다 더 큰 연구개발(R&D)과 시설·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장 개척을 위한 한 해를 보냈다.

14조8764억원 투자로 전년比 16%↑‥현대차 공격적 설비투자 `톡톡`

18일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개사는 R&D 및 설비투자에 총 14조8764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1% 늘어난 수치로, 미래자동차와 전기차 관련 공장 설비, 전기차 부품 등에 집중적으로 늘렸다. R&D 부문에 총 5조7945억원을 투자했고, 시설·설비에는 9조819억원을 투자해 각각 0.4%와 29% 증가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의 투자 확대가 돋보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R&D에 3조1085억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2.2% 늘었다. 이는 매출액 대비 3% 수준이다.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부문은 설비투자다. 현대차는 신차, 공장신증설 등에 해당하는 차량부문 설비투자에 6조3852억원을 지출하면서 전년 대비 무려 77.2% 늘리는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국내 설비 투자에만 전체 설비 투자 대비 76.5%에 해당하는 4조8885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생산을 위한 시설설비 투자 및 향후 출시될 신차 관련 투자에 집중한 까닭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전동화 관련해서 추진된 투자로 전년보다 많이 늘었다”며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관련 투자, 고성능차 개발 관련 투자, 주요 해외지역 신차 관련 투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전동화 움직임에 나서면서 전기차 핵심 생산기지로 발돋움한 현대모비스는 R&D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R&D 투자액은 1조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4.9% 증가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2.7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설비투자에는 1조269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대비 22.8% 감소했다. 반면, 기아는 전반적으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아의 지난해 R&D와 설비투자 액수는 1조6730억원과 1조6698억원으로 각각 5.3%, 20.7% 줄었다.

코로나·세타엔진 품질비용 등 악재 속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박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펜데믹)으로 글로벌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과 더불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코로나 충격에 대비해 현금유동성을 각각 11조, 10조 확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 총 3조4000억원을 반영하기도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지출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위기관리 DNA’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품질경영’을 앞세워 대규모 투자를 단행 현대차·기아를 세계 자동차 브랜드 5위권으로 끌어올릴 경험이 있다. 정 명예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4대 미래전략 사업인 ‘2025 전략’을 발표하며, 전동화 시대와 모빌리티 시대 선도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그룹의 향후 미래를 가늠케 할 명운이 달린 해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전용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선보이며 전동화 승부수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전 세계적 위기 가운데서도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린 것은 미래 대비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전동화와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변화에 기로에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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