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시기상조" 수퍼 비둘기 파월에..韓·美 금융시장 환호

김정남 2021. 3. 18. 16: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퍼 비둘기' 파월 연준 의장에 시장 환호
"올해 인플레 일시적..테이퍼링 시기상조"
"실질적 추가 진전 본 후 정책 기조 변화"
다우 첫 3만3000 돌파..한국 '트리플 강세'
확 바뀐 점도표..일각 "인상 당겨질 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윤화 기자] ‘슈퍼 파월’이 돌아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행 가능성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전망하면서도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슈퍼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급 발언이라는 평가다.

파월 의장의 입만 바라봤던 시장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 3만3000선을 넘었다. 한국 시장에서도 주식, 채권, 외환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

전망만으로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파월

파월 의장은 16~17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일어날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반등은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FOMC 직후 내놓은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2.4%로 제시했다. 석 달 전인 지난해 12월 당시 수치(1.8%)보다 0.6%포인트나 높여 잡았다. 다만 내년(1.9%→2.0%)과 내후년(2.0%→2.1%) 상향 폭은 작았다. 각각 0.1%포인트씩 올렸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정책 기조 변화를 검토하려면 (정책 기준인) 2.0%를 넘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일어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 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성장률 전망 역시 이와 비슷하다. 연준은 올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존 4.2%에서 6.5%로 무려 2.3%포인트 높여 잡았다. 그러나 내년(3.2%→3.3%)과 내후년(2.4%→2.2%) 조정 폭은 크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백신 보급의 진전과 재정 부양책 덕에 시간이 지날수록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에서 더 빠른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도 “그렇게 전망하지만 실제 진전이 일어나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을 토대로 선제적인 통화정책 변화를 주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테이퍼링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완전 고용 같은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있어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특정한 수익률만 보지 않는다”며 별다른 대응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올해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겠지만 돈 풀기는 당분간 이어가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그가 비둘기 면모를 다시 보였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왔다.

다우 3만3000 첫 돌파…한국 ‘트리플 강세’

뉴욕 증시는 환호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8% 상승한 3만3015.37에 거래를 마쳤다. 다수 지수가 3만3000선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9% 오른 3974.12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다. 국채금리는 안정 흐름을 보였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1.622%에 출발했는데, 오후 3시 넘어서는 1.616%까지 하락(국채가격 상승)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런 수석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 기조는)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한국 시장 역시 강세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주가·원화·채권 값이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18일 외국인이 4거래일 만에 순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8.51포인트(0.61%) 오른 3066.0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868억원, 1376억원 씩 사들이며 쌍끌이 매수세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6201억원 가량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위험선호 재개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에 원·달러 환율도 11거래일만에 1120원대 초반으로 내려 앉아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원화 채권 시장에서도 국채 금리가 단기물 중심으로 하락하며 채권 값은 오름세를 보였다. 국채 3년물, 5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04%포인트, 0.009%포인트 하락한 연 1.133%, 1.63%를 기록하고 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FOMC 발표 직후 오전 중 하락세를 보이다가 일본은행이 국채 금리 변동 허용 범위를 0.4%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한다는 소식에 상승, 전일 대비 0.016%포인트 오른 연 2.15%에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께 전일 대비 0.097%포인트 오른 1.738%까지 올랐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0.028%포인트, 0.03%포인트 내린 2.153%, 2.136%를 기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날 나온 점도표를 보면, 내후년 인상에 손을 든 위원은 전체 18명 중 5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3명만 더 인상 전망에 동참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신뢰를 보냈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