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낙수효과 노려라"..불붙은 공모주 시장

노자운 기자 2021. 3. 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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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대어(大魚)’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한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뒤를 이은 후발 주자들도 공모주 청약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모 청약 열풍과 함께 공모주 펀드의 인기도 뜨겁다. 직접 투자는 청약 경쟁률이 수백, 수천대 1에 달해 공모주를 원하는 만큼 배정받기 어려운 관계로, 대안으로 공모주 펀드에 대한 간접 투자를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이다.

◇ 동시에 진행한 공모 청약 경쟁률 나란히 2000:1 돌파

영상 시각효과(VFX) 업체 자이언트스텝은 15~16일 이틀 동안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234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청약을 받은 항공우주 통신 업체 제노코도 209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란희

이와 달리 지난 2~3일 두 기업이 동시에 공모 청약을 받았을 때는 청약 수요가 한쪽에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싸이버원은 1880대1을 기록했지만,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경쟁률은 126대1에 그친 바 있다. 두 기업이 같은 날 동시에 청약을 받을 경우 경쟁률이 고루 높게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이언트스텝과 제노코의 동반 흥행 성공은 흔치 않은 일이다.

두 업체뿐 아니라 지난 11~12일 이틀간 청약을 받은 라이프시맨틱스 역시 177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공모 청약에 나선 세 기업이 잇달아 뜨거운 인기를 얻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18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인기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10일 공모 청약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몰렸던 청약증거금 63조원이 환불되자, 주식시장 주변의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 청약이 흥행에 대성공하자, 상당수 투자자가 학습 효과를 통해 중소형 공모주를 샀을 가능성도 크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기존 상장 주식을 섣불리 매수하기에는 어느 정도 위험이 따르는 만큼, 공모주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서 주목받는 것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 청약 흥행에 이어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도 성공해, 웬만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투자자가 학습한 상태"라며 "공모주의 매력은 점점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장한 공모주들의 투자 수익률이 대체로 견조하다는 것도 이 같은 청약 열풍의 요인이 된다. 양승후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을 받은 공모주가 총 76개였으며, 이들 종목이 지난해 말까지 기록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평균 60%에 달했다.

양 이사는 "공모주의 수익률이 대체로 높았던 데다 올해는 특히 카카오페이·LG에너지솔루션·11번가 등 상장 후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기업들이 대거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공모 시장 전망은 매우 좋다"고 말했다.

◇ 공모주 펀드도 덩달아 인기…한 달간 1조원 유입

공모주 인기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공모주 펀드 128개에 유입된 금액은 1조11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에 4282억원이 들어왔는데, 그 2배가 넘는 것이다.

그래픽=김란희

특히 ‘유진챔피언공모주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에 한 달 동안 1192억9000만원이 유입됐다. ‘KTB공모주1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운)’의 설정액은 1010억4700만원 증가했다.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운)’에도 9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할 경우 청약증거금으로 지불할 목돈이 필요한데다 향후 주가 하락 변수도 존재한다. 그러나 공모주 펀드로 간접 투자하면 적은 돈으로 여러 개 공모주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으며, 수익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모주 펀드는 대체로 전체 설정액의 10~30%를 공모주로 채운다. 나머지 70~90%는 채권으로 구성된다. 목표 수익률은 채권 수익률보다 2~3% 높은 정도로, 안정적인 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또 펀드에 담은 공모주를 주가 흐름에 맞게 매도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한 투자처다.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공모주가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할 경우 즉시 매도해 수익을 내는 경우도 많다.

김민지 유진자산운용 상품전략팀장은 "굵직한 기업공개 건이 계속 예정돼 있는 만큼 공모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올 한해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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