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역대최저' 찍었지만..코로나지원 '착시효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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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출 만기와 이자상환 유예를 연장하기로 해 '착시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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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출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에 '부실은 수면 아래'
금감원 "대손충당금 충실히 적립하도록 유도할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출 만기와 이자상환 유예를 연장하기로 해 ‘착시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 비율이 0.64%라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말(0.77%)보다 0.13% 포인트(p)내린 것으로 역대 최저치이기도 하다.
부실채권의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9000억원으로 2019년 말(15조3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이 줄었다. 이 중 기업 여신이 12조원으로 부실채권 대다수(86.1%)를 차지했다. 가계여신이 1조8000억원, 신용카드 채권이 1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새로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은 12조5000억원으로 2019년 말(15조원)보다 2조5000억원 줄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9조3000억원, 가계여신 신규부실이 2조8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은행권이 정리한 부실채권은 1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7조8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상각이나 매각을 통해 7조4000억원을 처리했고, 담보 처분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3조6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건전성이 개선되기보다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부실채권 비율의 축소는 금융당국이 실시 중인 금융지원 영향 탓이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를 실시했다. 당초 이 제도는 지난해 9월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며 올해 3월로, 다시 올해 9월로 두 차례 연장된 바 있다. 1월 말 기준 만기연장 규모는 121조원(37만1000건), 원금상환 유예는 9조원(5만7000건), 이자상환 유예는 1637억원(1만3000건)에 달한다. 특히 은행권은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이자상환 유예’의 경우, 절반 가량은 원금상환에 애를 먹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끝나면 수면 아래 있던 부실이 표면화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2020년 말 대손충당금 적립금은 138.8%로 2019년 말(112.1%)보다 26.7% 포인트 올랐다. 대손충당금 적립금은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이 먼저 쌓아두는 돈을 뜻한다. 당국 역시 지난 1월 금융지주와 은행들에 ‘배당 자제 권고’를 이례적으로 내세우며 당분간은 배당보다 충당금을 쌓는 데 집중해 달라 요청한 바 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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