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중 정서에 '군부냐, 아웅산 수지냐' 선택 기로" FP

이재우 2021. 3. 18. 11: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NLD와 군부 공존, 중국에 이상적..서방 투자 배제 가능"
[양곤=AP/뉴시스]17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미얀마 군경이 반 쿠데타 시위대 집결지로 접근하자 한 시위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소화기를 쏘고 있다. 2021.03.1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에서 반중 정서가 높아지면서 중국이 군부와 아웅산 수지 중 일방의 편을 분명히 들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반(反)군부 미얀마 국민들의 중국에 대한 분노는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 위치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 정기 집회를 여는 것으로 처음 표출됐다.

미얀마 국민의 분노는 중국이 미얀마 쿠데타를 '내정 문제'로 규정하고 비판에 동참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됐다. 비난의 강도는 '중국군이 미얀마 보안군에 합류했다', '중국이 미얀마 군부의 인터넷 방화벽 설치 시도를 지원했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맞물려 눈덩이처럼 커졌다.

중국이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을 지원해 미얀마 내정에 간섭하려 했고 약탈적 자원 채취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얀마인의 중국에 대한 경계심은 이해할 만 한다고 FP는 분석했다.

다만 미얀마 내 음모론은 중국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우 노력해 왔다는 것과 중국이 라카인주 분리주의 반군 '아리칸군(AA)'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 미얀마군과 마찰을 빚은 역사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했다.

FP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중국의 경제 프로젝트를 직접적인 위험에 빠뜨렸다고도 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인한 라카인주 항구도시 차우퓨(Kyaukpyu) 개발 협정을 준수할지 불확실하다.

차우퓨는 중국이 미국 통제 아래 있는 말라카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인도양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차우퓨와 자국을 잇는 송유관과 도로, 철도 등을 건설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분노한 시위대가 송유관 등 중국의 이익을 목표로 삼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 처지가 됐다. 미얀마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는 중국이 쿠데타 직후 미얀마 군부에 송유관의 안전 보장을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FP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는 것과 민주화 진영을 분노하게 하는 것 모두를 회피하고자 노력했고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전하고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고 했다.

이 같은 실용주의는 미국이 쿠데타 직후 군부를 비난한 것과 달리 '쿠데타'라는 단어 사용을 피하고 러시아와 함께 쿠데타를 비판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을 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지난 1988~2011년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은 '깊은 제도적 의구심'을 유지하면서도 고립을 피하고자 중국에 의지했다. FP는 아웅산 수지 지지자들이 부인하고자 하지만 중국은 아웅산 수지 시절에도 미얀마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했다.

NLD가 정권을 잡았만 군부가 실권을 쥐고 있는 상황은 매우 이상적이었다고 FP는 전했다. 중국은 서방 국가가 군부의 인권 탄압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 행위자인 NLD와 투자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스팀슨 센터 중국 전문가인 윤선은 FP에 "중국이 쿠데타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중국은 현재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의 발언은 "미얀마 군부가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중국의 좌절을 반영한 것으로 중국 기준에서는 강력한 것"이라고도 했다.

FP는 미얀마 사태가 중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아웅사 수지는 중국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왔고 인도 등 다른 지역 강대국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근거로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새로운 투자협정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들었다.

중국은 사태가 진정됐을 때 더 순응적인 파트너를 찾기 위해 군부에 밀실 제안을 하려 했겠지만 시위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더이상 양쪽 모두에 손을 벌릴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중국은 군사정권을 대놓고 지지하거나 등지는 것 중 하나를 곧 택해야 할 수도 있다고 FP는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