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폰·컴과 거리두기 !.. "다양한 놀이가 창의적 꿈나무로 키워줘"

박정경 기자 2021. 3. 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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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된 3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능길초등학교 이선숙(가운데) 교사가 4학년 1반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해 경기 안산시 단원구 능길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카드 교구를 활용해 친구들과 놀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안산시 능길초 이선숙 교사

‘놀이동아리’ 이끄는 잘 노는 샘

“웃고 어울려 주체적 존재 성장

고집 센 아이는 마음의 문 열어”

최근 고민끝 ‘놀이달력’ 만들어

집에서 혼자 잘 지내는법 소개

“언제 어디서든 올해도 잘~ 놀자”

“얘들아∼ 다 모여봐. 우리 카드 놀이하자. 카드를 고르고, 거기 그려진 그림 중 다른 부분을 찾아보자!”

3월 초, 경기 안산시 단원구 능길초등학교 4학년 1반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실 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새 학기가 시작돼 처음 만나는 어색한 사이. 처음엔 쭈뼛거렸지만, 동그란 카드를 한 장씩 뽑으며 카드놀이를 하다 보니, 어느새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한 친구는 종이로 딱지를 만들어 딱지치기 놀이를 선보였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몰려들더니 나중엔 서로 딱지 접는 법을 알려주고, 딱지 뒤집기를 겨루며 배꼽 빠지게 웃어댔다.

이 반 담임 이선숙(여·41) 교사는 열심히 놀고 있는 아이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봤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놀이동아리’를 맡아 이끌어오고 있는 이른바 ‘놀 줄 아는 교사’다. 놀이는 아동을 독립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주체로 성장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 그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잘 놀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 발표에 소극적이었던 아이들도 놀이를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다”며 “놀이를 통해 개별 아동들이 모두 다른 빛깔을 갖고 제 목소리를 내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학습은 뛰어나지만 자기 고집만 부리던 학생도 친구들과 놀이하고 소통하면 어느덧 다른 친구의 마음을 헤아린다”며 “그것이 놀이의 마법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놀이에 대한 고민이 한층 더 깊어졌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개학이 연기되고, 교사와 학생들이 만날 시간이 줄어들며 서로의 몸과 마음도 멀어지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별개로 학원 다니기에 바빠서 놀 시간이 별로 없는 학생들은 그나마 학교에서 친구들과 잠깐씩이라도 짬을 내 놀기 마련인데, 학교마저 제대로 나오지 못하면서 아동들이 놀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었다. 대신 하루 종일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스마트 기기로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늘어났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 교사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 23명과 원격으로 만나 다양한 놀이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잘 놀 수 있도록 말이다.

휴대전화로 찍은 멋진 사진작품 하나로도 다양한 놀이가 탄생했다. 사진의 일부분만 보여주고 전체를 맞히는 사진 퀴즈에서부터 예쁘게 자신의 모습을 찍어 서로 공유하는 놀이 등 모든 휴대전화 사진 작품을 놀이로 승화시켰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아동들의 마음도 서서히 녹았다. 이 교사는 “원격 수업을 하는 날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다양한 놀이를 서로 나누고, 등교하는 날에는 비대면 놀이를 통해 형성된 친밀감을 바탕으로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이야기를 하며 코로나19 상황을 버텨냈다”고 말했다.

놀이는 여러 학년을 아우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여러 학년이 어우러져 활동을 자연스럽게 하고 서로 챙겨주는 교육공동체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 챙기고 협업하며 성장해 나간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학년별 등교일이 다르고, 동아리 학생들이 일정 공간에 함께 하는 것이 어렵게 된 요즘 이 교사는 고민 끝에 ‘놀이달력’을 제작했다. 각자 집에서 특별한 교구가 아니더라도 혼자 놀 수 있는 법, 거리두기를 하며 함께 하는 놀이 등이 담긴 놀이 소개 달력을 만든 것이다. 설명 자료도 손수 만들고, 놀이가 잘 설명된 자료를 찾아 QR 코드도 넣어 궁금한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놀이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작했다.

놀이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한 이 교사의 바람은 학생들이 올해 학교와 집에서 더 잘 노는 것이다. “얘들아, 너희들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라는 거, 절대 잊지 마!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도 우리 같이 잘 놀아보자!”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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