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우면 LH 이직' 작성자 찾는 경찰..블라인드 압수수색 허탕

고득관 2021. 3. 17. 22: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조롱성 글을 올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추정 직원을 찾기 위해 경찰이 '팀블라인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하루 종일 허탕만 쳤다.

17일 경남경찰 사이버수사과는 LH가 블라인드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글을 올린 직원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블라인드 앱 운영사 '팀블라인드'를 압수수색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경찰은 당초 팀블라인드의 등기부등본상 주소인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찾았지만 사무실은 텅 빈 상태였다. 이후 실제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확인했지만 이미 직원들이 퇴근해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없었다. 경찰은 내일인 18일 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팀블라인드 미국 본사에도 영장을 첨부한 이메일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팀블라인드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에 위치하고 있다. 서버도 국내가 아닌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팀블라인드는 언론을 통해 제공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어떤 개인정보도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전달할 만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익명성이 핵심인 블라인드앱 운영사가 단순히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관련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순순히 넘길지도 의문이다. 카카오도 지난 2014년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 로그를 검찰에 제공했다가 '사이버 망명' 붐이 일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일 블라인드에 "니들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빨면서 다니련다"라면서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 공무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이라니) 극혐"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지난 14일 LH는 이 글의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