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의 힘겨운 진실규명..무혐의 처분 받았지만 1년여 고통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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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된 장류를 재활용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대구 삼화식품에게 지난 11일은 잊지 못할 날이 됐다.
경찰 수사 1년1개월, 기소의견 송치 9개월 만에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청 홀로 어거지 수사를 밀어붙이다 결국 검찰로부터 게이트키핑 당한 것이다.
경찰 수사가 갈짓자 걸음을 걷는 동안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던 송민헌 당시 대구경찰청장과 수사 핵심 간부 대부분이 영전이나 승진한 것은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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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무리한 수사에 내용유출 경무관 2명에 징역형 구형
"법과 원칙 수사" 주장하던 간부들은 승진이나 영전, 코미디
반품된 장류를 재활용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대구 삼화식품에게 지난 11일은 잊지 못할 날이 됐다. 경찰 수사 1년1개월, 기소의견 송치 9개월 만에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측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도 초기에는 경찰과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원칙에 충실했다. 현장검증과 함께 경찰이 넘긴 수사자료를 심도 깊게 분석해 경찰의 오판을 밝혀냈다. 원칙과 상식에 따른 판단으로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뒤집은 것이다.
경찰의 구태수사는 향토기업 하나를 골병 들이는데 충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데다 오명을 뒤집어쓴 회사가 판매실적 부진으로 오늘 내일 하는 동안 경찰은 현장검증 요구도 무시하고 진술에만 의존하는 수사를 강행했다.
최초 제보자가 "전직 간부가 허위 진술을 유도했다"고 양심고백을 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21세기 사건을 19세기 포졸이 수사하는 격이었다.
돌이켜보면 애당초 무리한 수사였다. 대구경찰청이 뛰어들기 전, 식약처와 관할 구청 위생과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관할 경찰서도 제보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지난해 4월 말에는 서울고등법원이 경찰 수사와 동일한 내용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대구경찰청 홀로 어거지 수사를 밀어붙이다 결국 검찰로부터 게이트키핑 당한 것이다. 고객 신뢰가 생명인 식품회사 측이 엉뚱한 혐의로 벼랑 끝에 내몰렸고, 수사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경무관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과, 10월이 15일 구형됐다.
경찰 수사가 갈짓자 걸음을 걷는 동안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던 송민헌 당시 대구경찰청장과 수사 핵심 간부 대부분이 영전이나 승진한 것은 코미디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막대한 권한을 챙긴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공정한 수사와 스스로의 검증이 필수다.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지는 지 지켜볼 일이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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