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후보등록전 단일화 난항.. 오늘 재협상
吳후보측 "安후보 아내, 女상황제" 安 "김종인 사모님과 착각 아닌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실무협상이 후보 등록일 전날인 17일 심야 협상 끝에 결렬됐다. 양측은 18일 오전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당초 두 후보가 약속한 ‘후보 등록일(19일) 이전 단일화’는 불투명해졌다. 정치권에선 각자 후보 등록부터 한 뒤 투표용지 인쇄일(29일) 이전까지 ‘단일화 연장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국민의당 측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된 협상에서 여론조사 방식에 좀처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론조사의 유·무선 혼합 비율을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치한 까닭이다. 유선전화(집 전화)에선 보수 성향이 있는 노년층이, 무선전화(휴대전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도·진보적 성향인 청·장년층이 더 많이 응답한다는 것이 여론조사 업계의 통설이다.
협상 과정에서 오세훈 후보 측은 유선전화 비율을 10%가량 혼합해야 한다고 했고, 안철수 대표 쪽에선 100% 무선전화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2~3%포인트 차로 결정 날지도 모르는데 핸디캡을 안고 들어가는 것은 바보”라면서 “우리 입장에서 (유선전화 혼합 방식은) 못 받는다”고 했다.
여론조사 문항도 쟁점이다. 안 대표 측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 방식’을 요구했다.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승리 가능성이 높은가’라고 묻자는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경쟁력’ 방식으로 문항을 조정하자고 역으로 제안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맞서 누가 더 경쟁력 있는 후보인가’라고 묻는 방식이다. 당초 ‘후보 적합도’를 묻자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 20분쯤 심야 협상이 결렬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쟁력' 방식의 여론조사와 유선전화 비율 10%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상 대결 방식은 전례가 없는 데다 합산하기도 쉽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대로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가상대결을 존중해준다면 유선비율 10% 포함하는 방안도 수용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어렵다면 적합도·경쟁력 조사를 동일하게 50 대 50으로 후보를 결정하자는 수정제안도 드렸지만 합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2개 여론조사 회사에서 1000명씩 여론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단일화 협상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양당(兩黨)은 장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를 겨냥해 “단일 후보가 되려면 자기 고집만 부리면 안 된다”며 “떼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오 후보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이 자신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겨냥해 “안 대표를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라고 한 것에 대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은데 그분과 착각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 아내는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다.
양측은 각 후보의 의견을 물은 뒤 이르면 18일 새벽부터 재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후보 등록 마감 시한(19일 오후 6시)까지 단일화를 이루려면 늦어도 18일 오전 9시 이전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게 실무협상단 측의 생각이다.
하지만 극적으로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하더라도 당초 두 후보가 약속했던 17~18일 이틀간 여론조사는 무산됐다. 양측의 벼랑 끝 대치가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을 넘길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렇게 되면 양당은 ‘기호 2번 오세훈’ ‘기호 4번 안철수’로 일단 후보 등록을 한 뒤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새롭게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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