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개발자 부족, 우리모두의 숙제

신성원 원투씨엠글로벌 대표

신성원 원투씨엠글로벌 대표

필자가 근무하는 판교테크노벨리에는 많은 회사들이 최근 인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첨단산업이라고 불리는 IT기업들도 결국 사람이 기술을 만드는 구조다. 그러므로 좋은 인재의 확보는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과 사업 능력을 갖추는 기반이기에 인재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IT기업은 적시적소의 SW 개발이 사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보니 개발자를 확보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최근 기업의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가 너무 어렵고 높은 급여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힘들다고 푸념하곤 한다. 그러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오히려 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 또한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러한 문제점을 좀더 면밀히 살펴보게 되었다. 또 나름대로 개발자 구인이 어려운 이유를 찾아냈다.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대학을 통해 많은 인재들이 고용 시장으로 나오고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 준비된 인재는 적다는 것이다. 이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는 다시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에서 사회 진출에 적용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또 하나는 기업들도 당장 전력화 할 수 있는 인력만을 선호하고, 잠재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여 좋은 인재로 양성하는 데에 투자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둘째, 그야말로 세대가 변화했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중소기업의 임원들은 이른바 "나 때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인재를 대하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와 그로 인한 기업의 근무 환경이 이른바 새로운 세대들에게 일하고 싶은 회사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사업 환경과 기술의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항상 기업은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과도기적 입장에 설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안정적 조직과 사업 구도를 지속적으로 견지하기 보다는 프로젝트별로 사안을 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당장의 전략적인 인력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시장에 이러한 조건을 갖춘 인력의 공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그 한정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군멍군 식으로 보수인상을 제시하며 선도 IT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IT 선도기업들이 이렇다면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의 사정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취업난과 반대쪽에서는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은 무언가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러한 불균형을 극복하여야 할까? 우선 기업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기성 세대의 시각에서 이 정도면 근무 환경이 괜찮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다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추고, 정성적 측면도 많이 고려하여 근무 환경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어렵지만 좀 더 중장기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접근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는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기관, 정책당국들이 인재를 사회에 배출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하고 현장 실습이나 산학연 프로젝트의 강화 등으로 사회에 배출되는 인재의 현장 대응 능력을 양성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생존하려면 사람이 열심히 하여야 한다"고 했던 선배들의 이야기가 다시금 생각난다. 이제 사회는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를 넘어서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이 가진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자원이나 물적 생산능력 보다 중요해진 것은 누구나 다 인지하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는 단순하게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서 우리 세대가 가진 숙제일지 모른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 각 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사회적 인재 양성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