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람이 먼저'라더니.. 모바일 공무원증, 파견직은 제외?

최민지 기자 2021. 3. 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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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교육부가 직원들에게 모바일 공무원증에 대한 발급 안내를 공지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행안부로부터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대상이 'e사람(한국 정부 전자인사관리체계의 명칭)' 사용자에 한한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지역 교육청이나 민간업체 파견 직원의 경우 다른 행정망을 사용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데, 우리 부처는 워낙 그런 경우가 많아 일일이 공지하기 어려워 제외 대상에 파견직 공무원도 표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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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직원이 13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행안부에서 열린 모바일 공무원증 시연행사에서 스마트폰에 저장된 공무원증을 이용해 보안 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22일 교육부가 직원들에게 모바일 공무원증에 대한 발급 안내를 공지했습니다. 실물공무원증을 발급받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공무원증을 발급한다는 것입니다. 공지에는 '파견공무원 및 공무직은 해당 없다'는 내용도 포함돼있습니다.

공지 대로라면, 모든 공무원들이 모바일 공무원증을 사용하게 될 경우 출입구에서부터 각자의 위치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공무원증은 일종의 부처 출입증의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교육부 세종청사에 들어가려면 게이트에서 공무원증을 찍어야 합니다. '휴대폰으로 출입하지 않는 사람=비(非)공무원'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 있는 셈이죠.

행정안전부와 교육부에 문의하니 파견공무원이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대상에서 제외된 건 교육부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교육부는 국립대나 지역교육청 등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많습니다. 부처 간 파견된 국가 공무원이 아니면 모바일 공무원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고용노동부에서 교육부로 파견된 공무원은 원 소속인 고용부에 모바일증을 신청하면 되지만 서울교육청에서 파견된 장학사는 국가 공무원 신분이 아니므로 제외됩니다.

교육부 직원 중 모바일 공무원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일반직은 642명입니다. 파견공무원 145명, 공무직은 37명(운전원이라든지)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2% 정도의 교육부 직원들이 모바일 공무원증을 못 쓴다는 말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행안부로부터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대상이 'e사람(한국 정부 전자인사관리체계의 명칭)' 사용자에 한한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지역 교육청이나 민간업체 파견 직원의 경우 다른 행정망을 사용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데, 우리 부처는 워낙 그런 경우가 많아 일일이 공지하기 어려워 제외 대상에 파견직 공무원도 표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바일 공무원증이 일종의 신분증이라 외부 사람에게 함부로 발급하기 어려운 사정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출입할 때마다 신분상의 차별을 느껴야 하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이번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대상에서 제외된 교육부 한 관계자는 "행정에 사람이 안 보이면 어떡하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단 말을 이번 발급 소동을 보면서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모바일 출입증이라도 발급할 계획이 있을까요. 행안부 관계자의 대답은 "노(No)" 였습니다. 다만 행안부 관계자는 "모바일 출입증은 도입할 계획이 없지만 앞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부서 안에도 도로교통공사 소속 파견직이 있어요. 이 친구 역시 모바일 공무원증 일을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발급 대상에서 제외됐어요. 많은 분들이 비슷한 불편을 겪을 걸 생각하니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안부는 모바일 공무원증 사업을 설계하는 첫 단계부터 파견공무원이나 공무직을 발급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밀한 차별'을 받을 파견직과 공무직이 부처 내 소수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당선됐습니다. '비정규직 제로' 등의 정책 목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용 현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한 듯 여겨온 정규직 우선의 정책들, 이제는 수정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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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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