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지금 '한국 투수' 열공 중

허솔지 2021. 3. 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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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SSG의 연습경기, KT 투수 소형준과 타자 강백호 뒤에서 추신수가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추신수 효과' 때문인지 프로야구 SSG 연습 경기에는 항상 언론 매체가 몰립니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의 인터뷰에도 추신수 관련 질문은 필수가 됐습니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시범경기 첫 일정인 20일 NC전 출전 예정이라고 밝히며 , 그 전까지 추신수가 한국 투수들의 공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신수는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현재 '한국 투수' 공부 중입니다.

■ 연습경기에서 상대투수 관찰 "지켜보고 있다"
실제로 추신수는 연습 경기 중 상대 투수들을 유심히 봅니다. 지난 14일 KT와의 연습 경기 때는 홈플레이트 바로 뒤쪽에 앉아 지난 시즌 신인왕 KT 소형준의 피칭을 뚫어지게 관찰했습니다. 이 장면을 본 팬들이 댓글을 통해 "무서워서 스트라이크 던지겠냐"고 했을 정도로 추신수는 공 하나 하나를 유심히 봤습니다. KT 투수 고영표의 피칭에 대해서는 "미국에는 밑으로 던지는 투수가 없다"며 "타석에 서 있다는 느낌으로 보려고 했다. 공이 손에서 나오는 순간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를 판단해보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한국 투수 좌타자 상대법 연구 "변화구 승부 많은 듯"
SSG 전력분석팀은 추신수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한국 야구 적응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공했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한국 선발과 불펜 투수들이 좌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나성범과 김현수 등 대표적인 좌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영상 자료들이죠. 추신수는 이 자료를 토대로 1차적인 연구를 마친 상태인데, KBS와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한국 투수들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한국 투수들은 직구보다 변화구 승부가 많은 것 같다. 유인구 승부가 많다고 느꼈다"고 말입니다.

자가격리 중 한국 투수들의 좌타자 공략 영상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추신수


■ '패스트볼 킬러' 추신수, "상대 약점 파고드는 한국 투수 변화구 대비 필요"
실제로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 투수들의 피칭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보면 메이저리그 직구 평균 구속은 149km/h 정도인데 비해 한국프로야구는 141.9km/h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패스트볼 킬러'로 불렸던 추신수 입장에서는 한국의 직구 승부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파악한 상대 투수들이 추신수에게 쉬운 공을 줄리가 없겠죠. 이 때문에 변화구 대비가 필요할테고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진영 SSG 타격 코치도 "한국 투수들의 경우 구속은 메이저리그에 비해 분명 떨어지지만 제구나 상대 타자의 약점을 파고드는 투구가 뛰어나다. 특히 올 시즌에는 다른 어느때보다 뛰어난 외국인 투수도 많아 추신수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 추신수 "타격 자세 변화없이 하던대로 하겠다"
상대 투수 등 달라진 환경에 따라 추신수가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지만, 추신수는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타격자세인만큼 해왔던 대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신수의 최근 타격 훈련을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했던 것처럼 오른쪽 다리를 살짝 드는 레그킥을 하며 타격을 하는데 한국에서도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신수는 "레그킥 높이나 배트 무게 등도 변화 없이 한국에서 적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팀 동료 로맥은 타격 자세 변화로 성적 급상승, 추신수도?
SSG 동료인 제이미 로맥은 지난 시즌 타격자세 수정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습니다. 145km/h 이상의 높은 직구에 약점을 노출했던 로맥은 이진영 타격코치와 며칠을 연구해 그립을 뒤로 옮기고, 타격 시 중심 이동이 없는 '제자리 회전' 타격을 적용했습니다. 기본적인 파워가 있는 만큼 자세를 간결히 해 빠른 공에 대처하도록 한 것이죠. 시즌 도중, 큰 도전이었던 타격 자세 수정으로 로맥은 지난 시즌 후반기 어느 정도 성적을 회복했습니다.

물론 추신수도 시즌 도중 타격 자세가 다소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추신수는 상대 투수에 따라, 경기 상황에 따라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는 선수인데다 본인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끊임없이 연구하기 때문입니다. 추신수는 몸쪽 승부에 약점이 있다고 판단한 지난 2018년, 30대 후반에 '레그킥 장착'에 성공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이진영 코치는 "추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성적이 훌륭했기 때문에 당장 조언하거나 바꿀 것은 없다. 다만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를 분석해서 시즌 도중 필요에 따라 코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허솔지 기자 (solji2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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