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1조 시대..똑똑한 자산배분으로 계약 5배 쑥

문가영 2021. 3. 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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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AI 투자 코치'
AI 활용한 자산배분 서비스앱
초보 개미도 쉽게 이용해 인기
잇따른 펀드 사태에 반사이익
1년새 자문계약 9427억원 늘어
핀테크社 파운트 작년 수익 12%
생애주기별 맞춤펀드보다 높아
인공지능(AI)으로 자산을 배분해 주는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업체들의 작년 수익률이 펀드매니저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련 업체에 따르면 국내 최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파운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이상 투자자의 누적 연환산 수익률 12.04%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해외 자산 배분 펀드 평균 수익률인 10.19%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금 자산을 겨냥하는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보다도 수익률이 높았다. 지난해 TDF 평균 수익률은 9.7%로 나타났다.

단순 자문에 그치지 않고 직접 고객 돈을 맡아 펀드나 ETF로 운용해 주는 핀트는 작년 달러 투자 기준 12.1% 수익률을 올렸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자문사(adviser)의 합성어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 투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자산 배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투자 자문 또는 투자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며, 계약을 맺은 고객은 AI가 배분한 포트폴리오대로 국내외 펀드와 ETF 등에 투자하게 된다.

소액부터 투자 가능하며 시장 국면 변화에 따른 리밸런싱(자산 배분)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자산 배분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TDF, 상장지수펀드 자문 포트폴리오(EMP)와 유사하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족집게처럼 가장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을 집어 주는 서비스는 아니다. 오히려 개인 투자 성향에 맞춘 자산 배분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예컨대 핀트 알고리즘인 '아이작(ISAAC)'의 최종 목적은 모든 투자 기회를 분석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향후 고객 수익률이 정규 분포의 30~35%에 위치할 확률이 가장 높은지를 도출하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 AI 직무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기본적으로 각국 국내총생산(GDP), 기업별 재무 상태, 과거 주가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손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자산 배분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그해 가장 성과가 좋았던 투자자나 하우스와 비교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초보 투자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 배분 서비스와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AI를 활용한 자산 배분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주요 3사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에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작년 말 파운트, 에임, 디셈버앤컴퍼니(핀트) 등 3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자문계약(디셈버앤컴퍼니는 일임계약 기준) 금액은 1조18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말(2424억원) 대비 9427억원 늘어난 수치다. 한 해 동안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및 일임계약 규모가 무려 5배 가까이 급성장한 셈이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글로벌 펀드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 판매 채널의 신뢰 위기로 전통적인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동안 자문 서비스 업체가 이 같은 성장세를 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로 증권사, 은행 등 펀드 판매 채널에 대한 신뢰가 악화된 가운데 AI가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해 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분석이다.

반면 공모펀드 시장은 직접투자 열풍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전체 공모펀드에서 총 9조3094억원(머니마켓펀드(MMF) 제외)이 빠져나갔다.

로보어드바이저 주요 3개사 모두 1년 새 계약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파운트 자문계약 규모는 1461억원에서 8227억원으로 6766억원 늘었고, 에임은 926억원에서 3317억원으로 2391억원 증가했다. 디셈버앤컴퍼니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핀트는 일임계약 규모가 38억원에서 308억원으로 270억원 늘었다.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자산 배분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연금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파운트는 앱을 통해 개인연금 계좌를 개설해 연금 전용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로보연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자문 서비스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입증하고 있는 만큼 연금 운용에도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직연금 사업은 연금사업자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자문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특히 이미 무료 자산 배분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협력 중인 은행권을 중심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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