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故 박원순 피해자에 "잘못했다, 용서 구하고 싶다"

"민주당 잘못으로 생긴 시장 선거..해결도 의무"
"2차 가해에 대한 당의 책임 조치 요구..나부터 안 피해"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잘못했다.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작은 사과가 피해자께서 안고 계실 절망 중 먼지 하나만큼의 무게라도 덜어낼 수 있길 바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피해자 A씨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을 겨냥 "지금까지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라고 생각한다"며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제 피해를 축소, 왜곡하려 했고 '님의 뜻을 기억하겠다'는 말로 저를 압도했고, 투표율 23%의 당원투표로 서울시장 후보를 냈고, 지금 (박 후보) 선거캠프에는 저를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2차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양 최고위원은 "사건 초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에 동의했다. 제 잘못이다. 한 정치인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피해자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대해 "민주당의 잘못으로 생긴 선거"라며 "책임도, 해결도 우리의 의무다. 피해자에게 이뤄지는 2차 가해 역시 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2차 가해에 대한 당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선출직 공직자부터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달라"며 "저 역시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끝으로 "피해자께서 그 엄청난 고통과 아픔을 겪으셨음에도 용서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말로도 죄송하다"며 "피해자께서 겪었을 모든 저희의 잘못을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