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여성 합격자 비율 역대 최고치..'20퍼센트의 벽' 허무나

2021년도 도쿄대 합격자 여성 비율 21.1%로 역대 최고

여전히 여성 지원자 수 적어...똑똑한 여성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가 원인

"여학생 비율 늘리기 위한 노력 필요"

지난 3월 10일, 2021년도 도쿄대 합격자가 발표되었다. 도쿄대가 발표한 2021년도 입시 결과에 의하면, 2021년도 도쿄대 학부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이 역대 최고 비율을 기록했다.

2021년도 도쿄대 학부 여성 합격자 비율은 21.1%로 2020년도 도쿄대 학부 여성 합격자 비율에 비하면 1.5% 증가한 수치이다. 2021년도 도쿄대 학부 입시 전체 지원자는 9,089명이고 그중 합격자는 2,993명이며, 합격자 중 여성은 598명이다.

아사히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전체 대학교의 여성 학부생 비율이 45%인 것에 비해 도쿄대의 여성 학부생 비율은 20%도 되지 않아 오래전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도쿄대는 1877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학부생 중 여성의 비율이 20%를 넘었던 적이 없어 '20%의 벽'이라고 불리고 있다. 후쿠다 도쿄대 부학장은 이와 관련해 “도쿄대의 여학생 비율은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도쿄대는 앞으로 여학생 비율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쿄대에 여성 입학생 및 지원자 수가 적은 현상은 "도쿄대를 다니는 여자친구는 부담스럽다" 혹은 “도쿄대 여성은 결혼하기 어렵다”와 같은 사회적 인식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똑똑한 여성을 항상 환영하지만은 않는 사회 분위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이러한 여학생의 도쿄대 기피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019년도 도쿄대 입학식에서는 여성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가 축사를 한 바 있다. 해당 축사는 일본 사회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우에노 치즈코는 당시 축사에서 “도쿄대 남학생들은 자랑스럽게 도쿄대에 다닌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도쿄대 여학생들은 어느 대학에 다니냐는 질문을 들으면 대답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본)사회에서 요구하는 가치 있는 남성은 머리가 좋은 남성이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가치 있는 여성은 머리가 좋은 여성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축사에 의하면, 일본 사회에서의 여성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지켜주고 싶은 여성상”을 요구받으며 자란다고 한다. 이 같은 일본의 사회 분위기가 도쿄대의 여학생 결핍 현상과 관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 = 김소정 글로벌 리포터 sojungkim24@gmail.com

■ 필자 소개 

일본 요코하마 소재 대학교 석사과정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