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기지 싫고, 규제 속에 살겠다".. GTX 최대수혜 양주 덕정에 무슨 일?
동두천시 '호재'.."차량기지와 종점역 설치해달라"
(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종점역이 들어설 것으로 확정돼 교통망 확충에 따른 부동산 상승 최대 수혜지역으로 부상한 경기도 양주시 덕정동 일대가 요즘 소란스럽다.
덕정동 일대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GTX-C노선 차량기지 설치'를 결사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초대형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붙이며 '못 참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양주시의회 홍성표(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량기지는 혐오시설이다. 당초 마전동에 설치하기로 했다가 덕정동으로 왜 옮겼느냐. 기가 막히다"며 시의회에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반면 동두천시는 호재다. 일부 양주시민들과 양주시의원의 '차량기지 반대' 입장에 대한 대안으로 '동두천에 차량기지를 설치해달라. 대신 1개역을 늘려 동두천역을 종점역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 홍성표 양주시의원, 덕정역 일대 주민들 "차량기지 반대"
"부대이전한다더니 GTX 차량기지 웬말이냐", "GTX 차량기지 필요없다. 규제 속에 살으련다."
덕정역 일대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금싸라기 황금땅에 GTX 차량기지밖에 못 짓더냐, 배움의 장소인 덕정초, 차량기지로 죽을 수 있다'는 등 차량기지 설치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차량기지 반대' 여론에 앞서 이미 지난해 10월19일 열린 제322회 양주시의회에서 홍성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량기지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홍 의원은 시정질의를 통해 'GTX-C노선 차량기지가 덕정으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집행부에 따졌다.
홍 의원은 "기존 마전동에 입지하기로 한 GTX 차량기지가 주거지역인 덕정동으로 변경돼 인접 주민의 환경권, 건강권, 학습집중권 등의 침해가 예상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그는 "어떠한 경위에서 차량기지 같은 기피시설이 마전동에서 덕정동으로 변경됐는지 그 사유를 소상히 설명하고 인접 주민의 환경피해 등의 해소 대책을 알려달라"고 집행부에 요구했다.
이에 조학수 부시장은 "마전동에는 양주테크노밸리가 들어설 예정이고 철도가 도시를 가로질러 도시를 양분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덕정동 16보급대대 부지로 선정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차량기지는 상당한 혐오시설이다"고 규정한 뒤 "나는 덕정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다. 지역민들은 군부대가 떠난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그런데 덕정역으로 차량기지가 결정됐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조 부시장에게 "너무 기가 막힌다"며 "군부대 떠나고 GTX-C노선 들어와서 거기가 발전되면 우리 미래먹거리가 상당히 많이 생길 줄 알았다. 역사 1개에 GTX 종점역인데 미래먹거리가 얼만큼 생기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 동두천시 "차량기지 동두천에 설치하고, 종점을 동두천역으로"
양주시의원과 양주시민들의 이 같은 '차량기지 반대' 입장에 힘입어 이웃한 동두천시는 발빠르게 '종점역과 차량기지 유치전'에 나섰다.
덕정역에서 1개역을 더 늘려 '동두천역'을 CTX-C노선의 종점역으로 삼자는 요구다.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GTX-C노선 동두천 연장은 필연이다. 기존 C노선의 종점인 '양주 덕정역'에서 구간을 확장해 '동두천역'에 차고지와 함께 역사를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지난해부터 최근 세종시 등을 비롯해 정부 주요부처를 수시로 찾아가 고위 공무원들과 실무진들을 두루 만나 동두천역으로 노선을 확대해야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두천시에 따르면 덕정역에서 9.6㎞ 연장하면 동두천역까지 닿을 수 있는데다, 덕정역 일대 주민들의 '차고지 설치 반대' 움직임도 있어 정부로서도 접경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동두천 연장안은 '일석이조'인 셈이다.
정부에서도 '차고지 확보'와 동두천과 연천, 포천 북부지역, 강원 철원 주민들의 교통권 확대를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덕정에서 한 정거장 늘려 동두천역까지 연장할 경우 기존 설치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동두천역에는 1호선 전동차와 화물차들이 다닐 수 있는 12개 규모의 선로가 깔려 있다. 이 선로를 개량·보수해 GTX 차량의 회차 공간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실현되면 사업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정우상 동두천시 안전도시국장은 "기존 전철 1호선 동두천역 일대는 최적의 GTX-C노선 회차공간이다. 동두천역 인근에 있는 연탄공장은 정부의 탄소중립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곧 없어질 예정이다. 이곳 부지를 포함하면 넉넉한 차고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치도 동두천 북부지역이라 인근의 양주시 남면과 은현면, 포천시 북부지역, 연천군, 강원 철원군의 수요까지 아우를 수 있다. 경기북부 일대 군 장병들과 군인 가족들도 주요 이용객으로 흡수될 전망이다. 70년간 안보 최전선에서 희생한 경기북부지역민들을 위한 '각별한 보상과 균형발전'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 도와줘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 받는 분위기다.
GTX-C는 양주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약 74.2㎞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사업비는 총 4조3857억원, 민간사업자가 민간자금으로 건설 후 운영수입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다.
정거장은 Δ수원역 Δ금정역 Δ정부과천청사역 Δ양재역 Δ삼성역 Δ청량리역 Δ광운대역 Δ창동역 Δ의정부역 Δ덕정역 총 10곳을 계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고시를 통해 GTX-C노선 추가 역사를 '최대 3개까지 신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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