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서민 등에 비수 꽂은 'LH 투기'
사리 어두운 지역주민들 땅 사들여
국민에 돌아갈 개발 이익 가로채
공직자 투기 땐 패가망신 보여줘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라를 강타하고 있다. 국민들은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이런 투기가 대부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사리에 어두운 순박한 시골주민들은 시세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외지인에게 ‘이게 웬 떡이냐’면서 평생 갖고 있던 땅을 판다. 개발계획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는 당연한 결과다. 이 외지인이 소수만 아는 고급정보를 갖고 있던 LH 직원인 줄 알았다면 주민들은 이들이 부른 가격에 ‘혹’해서 삶의 터전인 땅을 팔지 않았을 것이다. 조금 더 보유하고 있으면 몇 곱절 뛰는 상황에서 땅을 팔 사람은 없다. LH 직원들은 한마디로 주민들에게 돌아갈 개발이익을 중간에서 고스란히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다. 알토란 같은 정보를 이용해 서민을 등쳐먹은 것이다. LH 직원의 몰염치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다.
LH는 국민세금으로 설립한 공기업이다. 큰 하자가 없는 한 대부분 정년이 보장되고 봉급 또한 대기업 못지않다. 그래서 취업 준비생에게 LH는 선망의 직장이다. 명문대 출신들이 몰리는 현상만 봐도 충분히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전직 LH 직원은 “LH에 근무하면서 내 돈 내고 옷을 사 입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좀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사원복지가 탄탄하다는 증거다. 2년마다 근무복 형태로 패딩과 슈트 등이 지급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정년을 보장하고 남부럽지 않은 지원을 해주는 것은 국민 주거생활 향상과 토지의 효율적 이용에 전념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라는 것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자고 나면 다락같이 오르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청년들은 LH 직원의 파렴치한 투기 의혹에 치를 떨고 있다. LH 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해야 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산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을 두둔하는 발언으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한 LH 직원은 “(투기가)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조롱 섞인 글을 익명 게시판에 남겨 비난을 자초했다.
LH 직원의 행태에 실망한 국민들은 ‘LH토지주택공사’를 ‘내토지주택공사’로 부를 정도로 LH의 존재감은 땅에 떨어졌다. 많은 국민들은 내달 치러지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주자며 벼르고 있다.
정부는 공정한 세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강력한 부동산 투기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공직자나 공기업 직원이 땅 투기했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줘야 한다. 이번 기회에 부동산 투기라는 망국병을 털어 내야 한다. LH는 곪은 부분을 조속히 도려내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전력하는 본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연직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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