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편안하게 해라" 추신수 "내가 그럴 입장이 아냐"

대구 | 최희진 기자 2021. 3. 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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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재회, 반가운 인사와 격려..시즌 중 '승부'엔 서로 "최선"
추 "한국 야구 빨리 배워야" 오 "신수는 그런 것 뛰어넘는 선수"

[경향신문]

SSG 추신수(왼쪽)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삼성 오승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돌아온 추신수(39·SSG)와 4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오승환(39·삼성)이 대구에서 재회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갑내기 두 선수는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인사했지만 실전에서 상대할 때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추신수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승환에게 내가 한국에서 잘할 수 있을지 물었다. 승환이가 ‘재미있게 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추신수와 오승환은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 소속이던 2016년 6월과 2018년 4월 타자와 투수로 만났다. SSG가 이날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위해 대구를 방문하면서 추신수와 오승환의 만남이 이뤄졌다. 약 3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재회한 셈이다.

오승환은 “신수가 농담처럼 ‘살살 해라’ 말하던데 살살 해야 할 사람은 신수”라며 “신수와의 상대전적이 좋지 않다. 뭘 살살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오승환에게 2타수 2안타 1타점의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오승환의 겸손에 추신수도 몸을 낮췄다. 추신수는 “승환이가 나한테 안타 2개를 맞았지만 다 실투였다. 나도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고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첫 번째 안타는 코스가 좋았고 두 번째 친 것도 땅볼이었는데 코스가 좋아서 안타가 됐다”고 떠올렸다.

추신수는 2006년 빅리그에 데뷔해 14년간 미국 야구를 경험한 베테랑이지만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하루빨리 적응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그는 “승환이가 ‘편안하게 하라’고 하던데 내가 그럴 입장이 아니다. 하나하나 배우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할 때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추신수의 이런 걱정을 기우라고 본다. 오승환은 “내가 신수에게 조언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국내 리그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사실 그런 건 무시해도 되는 기량을 가진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보니까 신수가 팀에 잘 녹아든 것 같다. 신수는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이 되고 SSG에, 더 나아가서는 한국 프로야구에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훈훈한 인사를 건넸지만 승부에 관해서는 프로다움을 잃지 않았다. 오승환은 “국내 리그에서 신수를 맞닥뜨린다면 여러 생각이 들겠지만, 내가 마운드에서 신수를 상대할 때는 긴박한 상황일 것이다. 그런 감정이 섞일 필요가 없다”며 “신수가 기량이 좋고 대단한 선수지만 나에겐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 SSG 선수 중 한 명이라 생각하고 똑같이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추신수도 “승환이는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만났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며 “승환이도 나도 승부에 최선을 다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팀에 합류한 추신수는 이날 세 번째 그라운드 훈련을 소화하면서 실전에 필요한 감각을 익혔다. 추신수는 오는 20일 시작되는 시범경기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추신수는 “타격 타이밍이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다. 완벽하게 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며 “시범경기가 열릴 즈음이면 타석에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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