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상왕' 공격에 과거 동지들 "여자 상황제" 역습

최경민 기자 2021. 3. 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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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오세훈의 상왕(上王)'이라고 공격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단일화 지지부진'에 김종인 겨냥안철수 "오세훈의 상왕"━안 후보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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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17.11.2/사진제공=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오세훈의 상왕(上王)'이라고 공격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도리어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겨냥한 '여자 상황제론'이 불거졌다. 과거 자신과 호흡을 맞췄던 이들이 쏜 화살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단일화 지지부진'에 김종인 겨냥…안철수 "오세훈의 상왕"
안 후보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단일화 협상장에 가 보니까 후보끼리의 합의에 대해 국민의힘 협상 대표 분들이 인정을 안 했다.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안 후보가 말한 '상왕'이 김종인 위원장을 뜻하는지 묻자 안 후보는 "상상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오 후보의 상왕 격으로, 단일화 협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불만이었던 셈이다.

김 위원장의 "토론도 못하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는 발언에도 안 후보는 발끈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 파트너를, 그리고 야권 지지자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며 "파트너에게 도를 넘는 말을 하는 것은 이적행위"라고 지적했다.
안철수의 트라우마 '상왕'이 나온 의미
안 후보에게 있어 '상왕'은 트라우마와 같은 단어다.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김종인·박지원이 상왕이 된다"는 비판에 시달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안철수의 상왕은 박지원, 태상왕은 김종인"이라고 공격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철수를 찍으면 김종인이 상왕되고 박지원은 옥황상제가 된다"고 비꼬았다. 지상욱 바른정당 대변인단장은 "상왕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안초딩(안철수)을 두고, 박지원과 김종인은 ‘상왕 넘버1’ 자리싸움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비난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과 장진영 변호사. 2018.4.18/사진제공=뉴스1
이런 공격을 당했던 안 후보가 오히려 '상왕'을 내세워 공세를 펴자, 정치권에선 더욱 주목했다. 과거 국민의당 등에서 안 후보와 호흡을 맞췄었던 장진영 변호사는 "당시 그런 공격을 당하며 억울해 했던 안철수가 지금 상왕론으로 오세훈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라며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자 상황제' 역공당한 안철수
안 후보 입장에서는 '회심의 일격'이었지만, 곧바로 역공과 마주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안 후보에게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며 "오히려 지난 여러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안 후보를 돕던 사람들이 '여자 상황제'의 존재를 암시하며 떠나간 것을 잊지 말자"고 지적했다.

'여자 상황제'는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를 둘러싼 '안철수 비선 논란'은 정치권에서 꾸준히 언급돼 온 이슈다.

장 변호사도 '김미경 상황제론'을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이 다들 '안철수가 집에만 가면 결정이 뒤집어지더라'고 했던 걸 기억하고, '집에 상왕을 모시고 산다'고 하는 것을 알았다면, 안 후보가 섣부른 상왕론 공격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자신과 손잡았던 사람들이 역공의 선봉에 선 격이라 더욱 뼈아프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었고, 장 변호사는 '안철수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약했었다. "안철수와 함께 한 이들 중 남아있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이 현실화된 셈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안 후보에게 "있을 때 잘해라 제발"이라고 글을 남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2016.9.12/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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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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