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리그 6-6' 나폴리 지엘린스키, 세리에판 데 브라위너

이형주 기자 2021. 3.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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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C 나폴리 미드필더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포로 로마노 유적지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37번째 이야기: '리그 6-6' 나폴리 지엘린스키, 세리에판 데 브라위너

"나는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의 스타일이 케빈 데 브라위너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프란체스코 귀돌린 전 감독의 말이다. 

SSC 나폴리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열린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27라운드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나폴리는 리그 2연승에 성공했고 밀란은 리그 2연승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유벤투스 FC의 독주와 AC 밀란의 어려움으로 조금 무색해진 감이 있지만, 양 팀의 경기는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를 대표하는 팀 간의 맞대결이다. 특히 나폴리에 디에고 마라도나, 밀란에 마르코 반 바스텐 등이 있던 1980년 대 말에는 세리에 A가 자랑하는 최대 빅카드이었기도 했다. 

이번 경기는 두 팀의 순위가 상위권에 위치한 상태에서 열렸다. 동시에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나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 진입 경쟁, 밀란은 우승 경쟁 중이었다. 
 
웃은 쪽은 나폴리였고 그 중심은 공격형 미드필더 지엘린스키였다. 지엘린스키는 팽팽하던 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건냈다. 이는 마테오 폴리타노의 1대1 상황으로 연결돼 득점이 됐다. 나폴리는 이 골을 지켰고 결국 승리했다. 

지엘린스키는 이날 골 말고도 존재감을 보였다. 4-2-3-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그는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때로는 과감한 패스로, 때로는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이날 어시스트를 추가한 지엘린스키는 리그 6골-6어시스트로 리그 6-6 클럽에 가입했다. 세리에 A에서 6-6 클럽을 달성한 '미드필더'는 그와 SS 라치오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 AS 로마의 헨릭 미키타리안 뿐이다. 미키타리안도 윙포워드로 볼 수 있음을 감안하면, '미드필더'로 이를 달성한 선수는 그와 밀린코비치 사비치 둘 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엘린스키는 1994년 생의 폴란드 미드필더다. 시원시원한 양발 슈팅, 모험적인 패스, 공을 몰고 빠르게 전진하는 온 더 볼 능력, 좌우 오픈 패스까지 이른바 보는 맛이 있는 선수다. 우디네세 칼초에서 데뷔한 그는 엠폴리 FC 임대를 거쳐 지난 2016년부터 나폴리서 활약하고 있다. 

우디네세에서 그를 지도한 바 있는 프란체스코 귀돌린 전 감독은 지난 1월 이탈리아 언론 <일 마티노>를 통해 "지엘린스키는 데 브라위너와 닮은 구석이 많다. 다만 지엘린스키는 보다 공격적인 선수이며 이에 데 브라위너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려줘야 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클래스는 데 브라위너보다 지엘린스키가 현 시점 분명 낮지만, 경기를 뛸 때 조금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다.

또 귀돌린 전 감독은 지엘린스키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해 "우디네에 왔을 때 난 그가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봤고, 국제적 명성을 지닌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엘린스키는 매혹적인 양발 사용 능력을 가졌습니다. 좌우 양발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여기에 경험이 붙고 신체적으로 성장하면서 더 좋은 선수가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귀돌린 전 감독은 "제가 그를 기용할 때는 고전적인 No.10 역할을 맡았지만,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아래서 잘 했던 것처럼 메짤라 역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귀돌린 전 감독의 말처럼 지엘린스키는 공격형 미드필더, 메짤라 두 위치에서 모두 잘 해주지만, 올 시즌 모습을 보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더 존재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나폴리는 올 시즌 메인 포메이션을 4-3-3에서 4-2-3-1로 바꿨다. 지엘린스키의 위치도 메짤라에서 좀 더 수비적 부담이 덜한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바뀌었고 그가 펄펄 날고 있다. 

지엘린스키가 이번 밀란전에서 정말 잘 했고, 팀 승리도 견인했지만 아직 나폴리가 갈 길은 남아있다. 4위보다 한 경기 덜 한 상황에서 승점 2점 차 2위다. 잔여 경기를 잡아야, 또 이후 좋은 모습을 이어가야 4위 안에 들 수 있다. 

그를 몰아세우지 않아도 지엘린스키는 열심히 할 것이고 지금의 좋은 모습을 이어가려할 것이다. 다만 열심히 하고 지금의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이후 큰 열매를 얻을 수도 있다. 데 브라위너라는 선수와 비교되는 것은 영광이지만, 은사의 바람대로 그는 더 큰 성과를 내며 자신의 이름으로 서고자 할 것이다. 지엘린스키가 걸어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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