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한국과 일본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3. 1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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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앞둔 블링컨 '협력' 방점
북핵·중국 이슈 등 중심 접근
한·일관계 개선 압박 나설 듯

[경향신문]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한·일관계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하는 블링컨 장관이 냉랭한 한·일관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블링컨 장관의 15~17일 일본 방문 배경을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라는 별도의 항목을 제시했다. 국무부는 “바이든 정부는 우리 동맹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 동맹들 사이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블링컨 장관의 첫 일본 방문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 사안이 미·일 간 논의 사항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어지는 17~18일 한국 방문에서도 이 사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한·일 양국의 2015년 위안부 합의를 포함해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양자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는 또 합의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던 블링컨 장관이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한·일관계 중요성 강조는 한국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위안부 합의를 존중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한·일관계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워싱턴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양국 간 역사 문제이자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은 북핵, 중국, 코로나19 등 3자 협의와 협력이 가능한 이슈를 중심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코로나19 억제, 기후변화 대응,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광범위한 이슈와 관련해 3자 협력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 사이의 튼튼하고 효과적인 양자, 3자 관계”를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이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정기적으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12일 전화 기자간담회에서 이 협의체를 예로 들면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4년간 고장난 이런 과정들을 재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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