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김진애와 단일화 공동 일정도 '취소 통보'..왜?

김수현 2021. 3. 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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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측 "박영선, 홀로 스포트라이트 받으려"
박영선 측 "일정상 이유일 뿐..다른 사유 없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지난 14일 단일화 파트너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 합의된 공동 일정 '어게인(Again) 서울을 걷다-은평 편'을 전날(13일) 저녁 취소했다. 

박영선 후보 측은 김진애 후보와의 공동 일정 취소의 표면적 이유로 '일정상 문제'를 꼽았다. 그러나 김진애 후보 측은 '일정상 문제'가 합의된 공동일정 취소의 적합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14일로 예정됐던 일정은 박영선 후보가 호스트(주최), 김진애 후보가 게스트(초청)인 일정이여서 김진애 후보의 일정 조정은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는 게 김진애 캠프의 설명이다.

 김진애 측 "박영선, 홀로 스포트라이트 받길 원해"

김진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일정 조정은 이미 다 끝난 상태였고, 김진애 후보가 간다고까지 모두 정리가 된 상태였다. 일정 조정을 이유로 취소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후보가 해당 일정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한 것 아니냐고 했다.

김진애 캠프 관계자는 "'내부 사정'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제론 박영선 후보 캠프 내에서 '박영선 후보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고 싶은데 왜 김진애 후보가 오느냐'는 얘기가 돌았다고 들었다"면서 "사실이라면 정말 황당한 상황"이라고 밀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날 김진애 후보는 직접 단일화 합의 관련 공동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박영선 후보에게 불쾌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진애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영선 후보 측에서 오늘 예정했던 공동일정을 깨버렸다"면서 "어제 청년유니온 민달팽이 젊은이들과의 만남과 토론에서 저와 청년복지-청년주거-일자리-성평등 등 주제에 대해서 현장 토론했던 것이 부담되셨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합의안에 따라 지난 13일 김진애 후보가 먼저 호스트 측을 맡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청활넷'과의 간담회에 박영선 후보를 초청했는데, 해당 자리에서 현장 토론식 논쟁이 벌어진 게 다음날 일정 취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얘기다. 

김진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일 청년 현장 토론이 치열했다. 방송 토론 이상으로 쟁점도 많았다"면서 "그런 부분 때문에 취소한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라고 전했다. 김진애 후보 측은 박영선 후보 캠프가 토론 형식 일정을 진행하거나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태도가 '토론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청년주택 달팽이집에서 열린 청년활동가네트워크 간담회에서 이한솔 한솔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진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원래 저희는 13일 간담회 당시 기자들은 물론 라이브 방송으로 모든 시민께 공개해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박영선 후보 측에서는 기자 공개는 모두발언까지만 하고, 라이브 방송도 안 되며 그 외 추가 취재도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후보 측이 토론과 관련해서 방어적 태도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냥 (순탄히) 지나갔으면 하는 느낌"이라면서 "토론, 논쟁에서 미흡한 부분이 드러났을 때 오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여론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박영선 측 "일정상 사유가 전부…토론은 2회 합의"

그러나 박영선 후보 측은 일정상 사유 외에 공동 일정을 취소한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박영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일정이 맞지 않아서 조정한 것이다. 일정이 안 맞으면 다음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후보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공동일정을 취소했다는 김진애 후보 캠프 측 주장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시간(일정)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지난 13일 진행된 '청활넷' 간담회 내용을 전체 공개하지 않은 이유로는 "단일화 합의 내용과 다른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원래 합의 내용에 따르면 토론은 2번만 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하는 토론과 같은 부분은 합의된 내용이 아니니 안 하는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유권자를 만나지, 토론을 왜 하나. 현장 토론은 합의된 부분이 아니며 토론회는 두 번만 하기로 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합니다! 박영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후보가 토론 형식 자체를 꺼린다는 지적에 대해선 "토론은 이미 2번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무슨 토론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건가"라면서 "합의된 내용대로 안 하는 게 문제다. 공공 행사 가는 건 토론이 아닌, 같이 유권자를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현장 토론 형식의 일정은 원래 이뤄진 단일화 합의 외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까지 하지 말자. 합의된 대로만 하자'고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후 김진애 후보와의 공동일정 계획에 대해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앞서 박영선 후보는 지난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3자 토론'을 제안하려던 계획을 당일 새벽 급하게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박영선 후보 측은 일정 및 토론 제안 계획 취소의 표면적 이유는 일정상 순연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최근 공분을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여권의 선거 악재로 대두되는 데다 오세훈 후보에 대한 땅 투기 의혹 제기도 별다른 반향이 없어 이 같은 해프닝을 빚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박영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논쟁 없는 토론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물론 야당 측도 뭐든지 공격하지 않겠나"라면서 "논쟁이 두려웠다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겠나. 전혀 그것과는 관계가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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