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교향곡] 인간의 비애 쏟아낸 거장의 마지막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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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오케스트라 음악의 꽃'으로 불리는 교향곡(Symphony). 국내 최대 교향곡 축제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립니다.
한국일보는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들과 무대에서 연주될 교향곡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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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음악의 꽃'으로 불리는 교향곡(Symphony). 국내 최대 교향곡 축제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립니다. 한국일보는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들과 무대에서 연주될 교향곡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합니다.
'비창(Pathétique)'이라는 부제로 유명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은 작곡가의 마지막 작품이다. 차이코프스키는 1893년 이 곡을 자신이 직접 지휘한 뒤 9일 만에 돌연 세상을 떠났다. 얼핏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장송곡처럼 보이지만 '비창'이라는 부제를 제안한 것은 그의 동생이었다고 전해진다. 곡 전반에 풍기는 비애가 이 한 단어로 요약된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차이코프스키는 평생에 걸쳐 우울증을 앓았다.
위대한 작곡가의 최후 음악이 담긴 작품인 만큼, 차이코프스키 스스로도 이 곡을 두고 "내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비창'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을 교차시키며 듣는 이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다. 다음달 6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인천시향과 이 곡을 연주하는 이병욱 지휘자는 "코로나19 사태로 1년 넘게 매우 제한적인 연주활동을 하면서 주변과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며 "'비창'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어두운 모습을 투영하는 곡"이라고 말했다.
비창은 일반적인 교향곡의 악장 구성과 구조가 다르다. 우선 피아니시모와 포르테시모가 극단으로 대비되는, 어둡고 침울한 1악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선 원래 느린 악장이 와야 할 2악장에 4분의 5박자로 이뤄진, 비틀거리는 러시아 민속 춤 악장이 뒤따라 온다. 불안한 엇박자의 춤이다. 3악장은 차이코프스키가 평소 좋아했던 이탈리아 남부의 타란텔라 춤을 활용했다. 교향곡에서 가장 명쾌하고 뚜렷하다. 피날레 4악장은 침울함이 절정에 이르면서 모든 악기가 고통과 절망, 우울함을 노래하고, 음악이 끝내 체념하듯 힘 없이 사라진다. 이 지휘자는 "앞선 2개 악장과 확실한 대비를 보이는 4악장이 가장 매력적이며, 차이코프스키의 이전 교향곡과 다른 고뇌가 투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향은 '비창'을 통해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사무치는 아름다움'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교향곡의 악장 사이사이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 지휘자는 "이번 공연에서는 60명이 만드는 하나의 현악기 소리에 음악적 뉘앙스를 모두 쏟아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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