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 선별 검사소 '인산인해'..거리두기실종돼 감염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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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이 아니라 이건 코로나에 걸리러 오라는 거 아닙니까."
14일 새벽 5시 40분께 경기도 화성시종합경기타운에 마련된 이동선별진료소로 외국인 직원들을 데리고 나온 한 사업자 A 씨는 질서 없이 몰린 인파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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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검사 일정 업체별 분산 검토..경찰과 협조해 질서유지"
(화성=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코로나 방역이 아니라 이건 코로나에 걸리러 오라는 거 아닙니까."
14일 새벽 5시 40분께 경기도 화성시종합경기타운에 마련된 이동선별진료소로 외국인 직원들을 데리고 나온 한 사업자 A 씨는 질서 없이 몰린 인파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경기도 내 외국인 근로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전수검사 행정명령이 내려와 이곳을 찾았다는 그는 "이른 시각부터 진료소에 왔는데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상황"이라고 현장 모습을 전했다.
A 씨는 "어제도 오전 9시쯤 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돌아왔고, 오늘은 조금 일찍 오면 괜찮을까 싶어 부지런히 왔는데 아무런 통제도 없이 새치기하고 난리가 났다"라며 "누가 감염된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바글바글해 직원들을 그냥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난리 속에 거리두기를 지키라든가 검사 계획을 안내하는 공무원이나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며 "이 정도면 차라리 전수검사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시각 검사를 받으러 화성 이동선별진료소를 찾은 외국인 근로자 B씨도 "사람들이 다른 사람 발에 걸려 넘어져 밟힐 정도로 인파가 몰려 코로나 감염이 우려돼 줄도 서지 못했다"며 "검사 일정을 업체별로 분산했다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내 외국인 근로자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이동 선별검사소는 총 4곳으로 경기도의 행정명령에 따라 지난 8∼2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중이다.
화성시종합경기타운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만 평일 하루 평균 500∼600명이 검사를 받았고, 전날인 13일엔 900건이 넘는 검사가 이뤄졌다.
근무일인 평일을 피해 주말로 검사받으려는 인파가 몰린 것이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도 새벽부터 검사를 기다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비교적 혼잡스럽지는 않았지만, 대기 줄이 길어지면서 사람 간 1m 간격은 지켜지지 못했다.
보건소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대기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집 출입구도 모두 막고 서 있어 안전에 매우 불안함을 느꼈지만, 보건소 직원이나 경찰 모두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지 않았다"며 "방역을 위해 더 철저한 통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행정명령 이후 평일 평균 검사대상자 650명 중 80% 이상은 외국인"이라며 "주말엔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데, 보건소 인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 측은 "업체별로 검사 요일을 정해 분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경찰과도 협조해 새벽 이른 시간에 나오는 사람들이 군집하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줄을 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검사소의 사회적거리두기가 지켜지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 외국인 근로자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따라 도내 1인 이상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 2만5천여 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8만5천여 명은 이달 22일까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비는 무료이며,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200만∼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31개 시·군 선별진료소 47곳, 임시선별검사소 70곳, 10개 시·군에 설치된 이동형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받을 수 있다.
지난 8∼10일간 외국인 근로자 2만489명이 검사받았으며, 11일 0시 기준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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