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고전(古典)은 어렵다? 통쾌한 첫 여성 '파우스트'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희곡, '파우스트'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공연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내 무대에선 처음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이 파우스트를 맡았고, 원작의 결말도 바뀌었다는데요.
김지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평생 학문에 매달려 세상 모든 지식을 탐닉했지만, 허무주의에 빠져버린 학자,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에 기꺼이 영혼을 팔아버립니다.
[“(계약할까요?) 좋다. 이렇게 말하면 너 메피스토가 나의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
[“자, 서명하세요! 으하하하하.”]
괴테의 원작에서 파우스트는 늙은 남성이었지만, 이번엔 여성입니다.
파우스트가 국내 무대에 올려진 이래 처음입니다.
[김성녀/파우스트 역 : “여자 파우스트라고 해서 깜짝 놀랐고, 파우스트처럼 열정 이런 것들이 생기면서 무조건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서 달려들었죠.”]
원작 파우스트는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데, 여성 파우스트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린 여성에게 연민을 느끼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렇게 사랑의 의미를 확장했을 뿐 아니라, 원작의 결말도 과감하게 비틀었습니다.
온갖 잘못을 저지르고도 신의 구원을 받는 파우스트가, 이번엔 자기 죗값을 치르겠다며 스스로 지옥을 선택합니다.
[조광화/‘파우스트 엔딩’ 연출가 : “지금 이 시대에는 구원받으려고 노력했다고 중요한 게 아니라 어쨌든 결과가 있으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되는 게 아닐까...”]
잘못을 저지르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너무 쉽게 면죄부를 받는 사회 풍토를 향한 매서운 비판이 담겼습니다.
[유지훈/관객 : “본인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을 해서 통쾌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난해하고 방대한 원작을 110분으로 압축해 쉽게 풀어냈고,
[“세상은 내 뜻대로!”]
들개 형상의 괴기한 인형도 새롭게 등장시켜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통찰이란 190년 전 고전의 메시지가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무대에서 더 새롭고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조세준/영상편집:박주연
김지선 기자 (3rdl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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