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알아보기 힘들 정도 고문에 사망"

김서정 2021. 3. 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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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에 끌려갔던 한 남성이 반나절 만에 처참히 숨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0일 새벽 2시쯤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수 학교의 교장인 우 저 미얏 린(46)이 군경에 끌려갔습니다.

당시 학교에 있던 학생들이 군경을 먼저 발견하고, 우 저 미얏 린에게 피신하도록 알렸지만, 결국 그는 군부에 붙잡혀 가 같은 날 오후 3시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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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저 미얏 린 (46). 군부 고문 후 사망한 모습 (출처: 현지 제보자. 재판매 및 DB금지)

■군부에 끌려간 남성...반나절 만에 주검으로

미얀마 군부에 끌려갔던 한 남성이 반나절 만에 처참히 숨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0일 새벽 2시쯤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수 학교의 교장인 우 저 미얏 린(46)이 군경에 끌려갔습니다.

당시 학교에 있던 학생들이 군경을 먼저 발견하고, 우 저 미얏 린에게 피신하도록 알렸지만, 결국 그는 군부에 붙잡혀 가 같은 날 오후 3시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현지 언론은 우 저 미얏 린이 군경을 피해 달아나다, 2층에서 뛰어내릴 때 뾰족한 물체에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숨진 채 돌아온 우 저 미얏 린의 모습은 가혹한 고문을 당한 듯, 얼굴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었고, 몸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우 저 미얏 린의 아내는 RFA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도망가다 상처를 입어 사망했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부상을 당했다면 피가 났을 텐데, 집 근처에는 혈흔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에게는 10살 된 아들이 있다”며, “아들과 나 역시도 언제 붙잡혀 갈지 몰라, 매일 밤 잠이 오질 않는다”고 두려워했습니다.

우 저 미얏 린(46). 생전 모습. (출처: 현지 제보자. 재판매 및 DB금지)

우 저 미얏 린은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그가 체포됐던 장소인 수 학교는 아웅산 수치의 ‘수’자를 따서 만든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수 학교에서 젊은이들에게 컴퓨터와 언어, 기계학 등을 무료로 가르쳤으며, 미얀마에서는 지역의 집회를 이끄는 명망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 NLD 관계자 고문 뒤 사망 잇따라...가족·친지도 고문

앞서 지난 6일 밤에도 NLD 소속 미얀마 양곤의 한 구 의장인 킨 마웅 랏(58)이 군경에 끌려간 뒤 고문을 당해 숨졌습니다.

미얀마 정치범 지원협회(AAPP) 대변인은 현지 매체를 통해, “유족과 동행해 킨 마웅 랏의 시신을 찾았으며, 머리에는 피가 묻어 있고, 손가락은 검게 그을렸으며, 등에는 상처가 있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킨 마웅 랏(58). 장례식 모습. (출처: 현지 제보자. 재판매 및 DB금지)

인권 변호 비영리 단체 HRW(Human Rights Watch)도 “킨 마웅 랏의 부상이 고문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NLD 관계자 2명이 체포된 뒤 고문당해 사망하면서, 현재 군부에 의해 억류된 시위자들에도 고문으로 인한 살인이 자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습니다.

NLD 관계자들의 가족과 친지들에 대한 고문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LD 소속 시투 마웅은 SNS를 통해 “군경이 NLD 공보 담당을 찾으러 갔다가 발견하지 못하자, 그의 동생을 거꾸로 매단 채 고문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미얀마 중부 마궤 지역의 한 마을에서 군부 관계자들이 NLD 지역 대표와 가족, 친지 등 8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NLD 지역 대표와 17살 조카가 숨졌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뒤,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에 실탄 등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고, 현재까지 최소 60여 명의 시위대가 사망하고, 약 2천 명이 체포됐습니다.

김서정 기자 (kimseoj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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