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몰수한 5억원대 비트코인이 125억원으로"⋯ 국고도 '암호화폐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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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이 6500만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자, 경찰이 몰수 후 보관중인 암호화폐 자산 가치도 급등했다.
경찰이 몰수한 암호화폐를 처분할 근거 법령이 없어 처분을 못하는 사이 가치가 올라 국고(國庫)가 불어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일어난 것이다.
경찰이 몰수한 암호화폐 중 가장 큰 시세 상승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사례로는 지난 2017년 불법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압수수색 케이스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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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이 6500만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자, 경찰이 몰수 후 보관중인 암호화폐 자산 가치도 급등했다. 경찰이 몰수한 암호화폐를 처분할 근거 법령이 없어 처분을 못하는 사이 가치가 올라 국고(國庫)가 불어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일어난 것이다.
12일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6649만원을 기록,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12일 가격(636만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를 총칭하는 말) 가격도 크게 올랐다. 12일 이더리움 가격은 약 20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약 14만원) 대비 14배 이상 상승했다.
이같은 암호화폐 가격 급등 영향 덕에 경찰이 ‘다크웹(Dark web)’에서 일어나는 마약⋅성착취물 거래 수사 등을 통해 몰수한 암호화폐의 처분 기대 이익도 급증했다. 경찰은 그동안 몰수한 암호화폐를 처분하지 못하고 보관 중이었다. 아직 근거법령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몰수한 암호화폐를 국고로 환수시키기 위해 매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조문이 추가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법안이 올해 3월부터 시행되면서 몰수한 암호화폐의 처분이 법적으로 가능해졌다.
경찰이 지금까지 몰수한 암호화폐 규모를 정확히 공개한 적은 없지만, 최근 다크웹 범죄 검거율이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했을 때 국고 환수액 규모가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크웹을 이용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 대신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 중 암호화폐를 이용한 경우는 약 750명으로 2019년 대비 약 800%나 늘었다. 이들이 받은 암호화폐 역시 수사과정에서 발각된 경우 범죄수익으로 추정돼 몰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몰수한 암호화폐 중 가장 큰 시세 상승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사례로는 지난 2017년 불법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압수수색 케이스가 꼽힌다. 당시 경찰은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121만명을 모집해 음란물을 올리도록 하고, 이용 요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은 혐의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몰수한 비트코인은 191개로 당시 시세는 5억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현재 가치는 125억원으로 25배가량 액수가 불어났다.
지난해 전 국민의 공분을 산 ‘박사방’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성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의 여성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박사방에 초대하는 대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네로 등을 받았다. 당시 경찰과 검찰이 수사과정 중 몰수한 암호화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 수사 중 조주빈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더리움 지갑에 32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이 한꺼번에 보관돼 있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바 있다. 지난해 3~4월 이더리움 시세는 약 14만~17만원대로, 당시 이더리움 32억원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390억~448억원에 이른다. 위에서 언급한 두 사례에 등장한 암호화폐 국고 환수금을 모두 합하면 최소 5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몰수한 암호화폐의 자산 가치가 급등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암호화폐 다단계 판매 사기를 벌인 '플러스 토큰'(Plus Token)’ 주범들에게서 비트코인 19만4775개(약 12조8050억원), 이더리움 83만3083개(약 1조7295억원)를 각각 몰수 조치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4조5345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4년 미국에서도 경찰이 마약 밀거래 사이트에서 발견된 비트코인 2만9656개를 몰수해 공매 절차를 밟은 뒤 국고로 환수시킨 바 있다. 당시 국고 환수액은 약 1800만달러(205억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찰은 암호화폐 거래 온상인 다크웹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다크웹을 통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마약 범죄집단 검거를 위해 다크웹 전문 수사팀을 기존 대비 두 배로 늘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서울경찰청·경기남부청·경남경찰청 등 3개 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산하에 설치한 ‘다크 웹’ 전문 수사팀을 올해부터 6개 지방경찰청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수사력 보강에 따라 향후 국고로 환수될 암호화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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