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악취나” 험담에 격분… 재혼 10여일만에 아내 살해

법원, 60代 남편에 징역 12년형

자신과 딸에 대해 험담한 것에 격분해 결혼한 지 10여일 만에 40대 아내를 둔기로 때리고 목 졸라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백승엽)는 12일 살인죄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60)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택시 기사인 A씨는 7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B(46)씨와 지난해 8월 초 결혼했다. A씨 부부는 충북에서 함께 살림을 차렸지만, 물건을 정리하거나 수입을 지출하는 등 생활 방식이 달라 결혼 직후부터 자주 다퉜다. 이들은 결혼한 뒤 11일째 되는 날 화해의 뜻으로 충남 보령 바닷가에 놀러 갔다. 귀갓길에서 A씨는 공주시 한 다리 근처에서 아내 B씨와 2시간가량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도중 A씨는 아내로부터 “당신 몸에서 안 좋은 냄새가 난다” “당신 딸이 청소를 안 해 방이 돼지우리 같다” 등 험담을 들었다. 순간적으로 격분한 A씨는 차 트렁크에 있던 공구로 아내 B씨를 때리고 목 졸라 정신을 잃게 했다. 저산소성 뇌손상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받던 B씨는 폭행당한 지 1주일 만에 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말다툼 도중 우발적으로 숨지게 한 점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짧은 결혼 생활 동안 피해자와 갈등을 빚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더라도, 생명을 경시한 범행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