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토끼 돌아왔다".. 野지지율 오르자 吳·安 "내 덕"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오는 19일 최종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떠났던 집토끼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때 야권을 지지했으나 탄핵 이후 지지를 철회했던 중도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가 현실화되자 야권으로 재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안 두 후보는 서로 “내 덕분”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도 이날 진행된 협상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단일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야권 후보는 모두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섰거나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스스로를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야권 후보를 더 선호했다. 정치 컨설팅 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LH 사태로 여론이 들끓는 데다 야권 단일화가 현실화되면서 중도층이 범야권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했다.
후보들은 서로 본인 때문에 중도층이 야권을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오 후보는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세적으로 보면 그동안 제가 조금 처져 있었는데 이젠 상승세인 것이 분명히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11일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에서도 “여러 보도로 알 수 있지만 이젠 시민의 마음이 제 쪽으로 모이고 있다”고 했다. 오 후보는 지난 나경원 전 의원과 경선 과정에서 나 전 의원이 “보수 아니면 진보이고 짜장면 아니면 짬뽕이다. 중도층은 없다”고 하자 “나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볶음밥”이라고 했다. 자신이 보수에 중도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후보라는 주장이다.
안 대표는 민주당과의 맞붙을 때 자신이 더 강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연일 “매번 오차 범위 밖에서 이기는 결과를 내는 후보는 저다”라면서 “야권 지지자들이 이미 다 판단하고 있다”고 해왔다. 그는 12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작년 총선을 생각해 보면 또 언제 정부 여당이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알 수 없다”며 “수십조원 돈 뿌리고 이벤트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도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본인이 오 후보에 비해 중도 확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의 단일화 협상은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12일 오전 3차 회동을 갖고 여론조사 문항과 TV 토론 횟수·방식 등을 협상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국민의당 측에선 “토론 형식을 우리가 정할 수 있도록 일임해달라”고 했고 국민의힘 측에선 “그건 안 될 일”이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중간 “말을 함부로 한다” “억지 부리지 말라”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우리 당은 빠른 일괄 타협을 원했고 국민의힘에선 단계적으로 논의하자고 했다”며 “곧 다시 만나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를 방문해 “코로나19로 과중한 업무를 덜어드릴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결국 이뤄질 테니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도시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를 찾아 “문재인 정부의 LH 전수조사 발표는 한마디로 셀프 면죄부”라며 “이 기회에 대한민국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가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단행하자”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만나뵙자고 전화를 드렸다”면서 “이번 단일화 과정이 원활하게 시한 내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후보의 추격세가 매서워지면서 안 후보가 급해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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