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윤여정에 대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윤며들다' 신조어 이해하게 돼
닦달하지 않지만 엄격함 갖춰
원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쯤 되면 재재가 왜 그녀에게 ‘윤며들다’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윤여정에게 스며든다는 뜻이란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 방영된 예능 ‘윤스테이’를 보고 그녀의 센스에 반해 버린 젊은 세대들이 그녀에게서 이제까지의 ‘어른’들과 다른 어떤 지점을 발견하고 이런 신조어를 만들어낸 듯하다. 비록 예능의 형식을 빌린 방송이기는 하나 그녀가 보여주는 어떤 덕목들, 예컨대 적절한 순간 터져나오는 재치와 유머, 후배들을 닦달하지 아니하되 잘못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 엄격함, 그러나 최종적인 책임 앞에서는 전적으로 그 무게를 통감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성실함 등 소위 ‘꼰대’의 그것과 구별되는 그 무엇이 젊은 세대와의 교감을 가능하게 만든 것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것만이라면 ‘윤며들’ 것까지 있겠는가. 이제 그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마지막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미국 오클라호마의 털사라는 곳까지 가서 호텔도 아니고 에어비앤비에 머무르며 ‘미나리’를 찍게 되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영화를 찍을 때 몸도 안 좋았고 회사에서도 돈도 안 된다며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내 돈이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런데 자신쯤 되면 여기 정착해서 TV나 영화를 할 때 어떤 감독도 연출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 선생님 마음대로 하라고만 한다. 그런 환경에 있으면 ‘괴물’이 된다. 이게 매너리즘이다. 그런데 소통도 잘 안 되는 곳에 가서 미국 스태프에게 ‘what?’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nobody’가 되는 경험을 할 때, 그리하여 오로지 연기를 잘해서 이들에게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자신을 다잡을 때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이 ‘도전’이다.
이런 여배우를 소장하고 있다면 우리는 마음껏 찬양하고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 한국영화 백년의 역사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아, 정말 마지막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 하나 더. 그녀는 거의 모든 모임에서 밥값을 계산한단다. 원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윤여정이었던 것이다!
신수정 명지대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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