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0년 전 광적인 어린이 학살 흔적 발견.."식량부족 때문일 듯"

김현지B 기자 2021. 3. 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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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200년 전 고대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유해를 분석한 결과 무차별적인 집단 학살의 정황이 발견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LoS)과 News Scientist 등 과학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인류학연구소의 마리오 노박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크로아티아 동부 포토차니 마을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고대 유해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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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차니 마을 집단학살 현장에서 발견된 희생자 두개골에 난 상처. /사진제공=Mario Novak, Institute for Anthropological Research

약 6200년 전 고대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유해를 분석한 결과 무차별적인 집단 학살의 정황이 발견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LoS)과 News Scientist 등 과학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인류학연구소의 마리오 노박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크로아티아 동부 포토차니 마을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고대 유해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올라온 이들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41개구의 유해 중 36구에서 게놈 물질을 확보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으며 행태학적 분석도 병행했다.

해당 유해들은 앞서 지난 2007년 차고 공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깊이는 약 1m, 너비는 약 2.1m인 구덩이에서 발굴됐다.

이 유해들을 두고 초반에는 학계를 중심으로 2차대전이나 인종청소가 벌어진 1990년대 발칸반도 내전 당시의 희생자일 거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탄환 등 현대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일부 유골에 대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에서는 약 6200년 전 것으로 밝혀지면서 청동기 시대에 일어난 고대 집단학살인 것으로 추정되기 시작했다.

일부 유해는 두개골 측면이나 뒷면에 돌도끼나 몽둥이 등으로 맞아 손상된 부위가 있었으며, 최대 4곳까지 이러한 흔적이 발견된 유해도 다수였다.

분석 결과 학살 희생자들은 남성 21명, 여성 20명이며 연령별로는 2~5세 2명, 6~10세 9명, 11~17세 10명 등으로 17세 이하가 절반을 넘었다. 성인은 18~35세 14명, 36~50세 5명 등 19명에다 나이를 특정하기 어려운 1명을 포함해 20명이었다.

이중 일부는 친족 관계로 밝혀졌지만 약 70%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해에서 발견된 상처 등을 미루어보아 아주 광적인 집단 학살이 발생한 것으로 봤고, 피해자 중에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된 점으로 보아 부족 간 싸움 후 집단매장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희생자의 얼굴 부위와 팔 등에 상처가 없었던 것은 두 손이 묶여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학살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또 연구팀은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만으로는 집단학살의 동기를 확인할 수 없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부족이나 심각한 인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폭력사태가 얼마나 자주 발생했는지 알려면 다른 집단학살 현장의 유해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유전자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박 박사는 한 매체와의 회견에서 포토차니와 같은 고대 집단학살 현장에 대해 "인간이 지난 1만년간 변하지 않았으며, 변한 것이 있다면 더 악화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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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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