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작은 나라 칠레의 기적? 백신속도전 약진 비결

이윤정 기자 2021. 3. 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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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칠레 산티아고의 한 공립학교에서 10일(현지시간) 보건의료진이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산티아고|AP연합뉴스


인구 2000만이 채 안되는 남미의 작은 나라 칠레가 백신 접종 속도전에서 약진하고 있다. 조기에 백신을 대량확보하고 정부의 백신 캠페인에 여론도 우호적인 것이 비결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칠레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중남미 국가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다면서 비결을 전했다. 현재 칠레의 누적 백신 투여량은 인구 대비 25.9%로,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바레인, 미국 다음이다.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인구의 비율은 21.9%로, 미국(17.9%)보다 많다.

또 지난 일주일간 칠레의 하루 평균 100명당 코로나19 백신 투여 횟수는 1.08회로 세계 선두 이스라엘(1.03)보다 앞선다. 이렇게 하루에 인구 1% 이상씩 백신 접종 인구를 늘려 가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칠레뿐이다. 3위 미국이 0.65회인데, 두 나라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속도다. 엔리케 파리스 칠레 보건장관은 이날 이 통계를 인용해 “칠레가 전 세계 백신 접종 속도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칠레가 빠르게 접종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정부가 조기에 백신을 대량 확보한 덕분이다. 칠레는 지난해 12월 말 화이자(미국)·바이오엔테크(독일) 공동 개발 백신을 들여와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물량이 많지 않아 다른 중남미 국가들처럼 속도가 느렸다. 칠레 정부는 시노백(중국), 아스트레제네카(영국) 등 백신 물량을 추가 확보하면서 접종에 가속도가 붙었다.

빠른 백신 접종에 여론도 우호적이다. 칠레 조사기관 카뎀의 8일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정부의 접종 진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9년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 당시 한 자릿수로 추락했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안팎까지 회복했다. 칠레 데사로요대의 곤살로 뮬러는 블룸버그통신에 “피녜라 대통령의 기업인 이력이 이번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며 “자원을 동원하고, 관리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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